경제·금융

홍콩반환과 한국의 대응(사설)

홍콩이 오늘밤 자정(7월1일)을 기해 드디어 중국에 반환된다. 1백55년간에 걸친 영국지배가 끝을 맺고 원래의 나라 중국에 귀속되는 것이다.홍콩주권의 중국반환은 역사적인 이벤트다. 지난 19세기 드높던 서구열강의 제국주의가 21세기를 눈앞에 두고 그 막을 내린다는 점에서 그렇다. 구소련의 붕괴로 이데올로기는 종언을 고했지만 사회주의가 자본주의를 병탄, 「1국 2체제」의 실험장이 되고 있다는 점도 가히 세기적인 사건이다. 따라서 홍콩의 반환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도, 우리도 두눈을 부릅뜨고 지켜보아야 하는 것도 바로 이같은 까닭에서다. 홍콩은 지정학적으로 민감한 지역인 탓에 우리나라와는 밀접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한국이 중국과의 수교전만하더라도 홍콩은 대륙을 향한 창구였으며 국제금융의 중심지로서 우리의 금융거점이기도 했다. ○1국2체제 실험장 관심 홍콩은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돈을 벌어주는 나라이기도 하다. 지난 95년 우리나라는 홍콩과의 무역에서 95억4천4백만달러, 96년 99억8천8백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으며 올해에도 1백2억5천만달러의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대중국과 관련된 금융거래의 80%이상이 홍콩에서 이뤄지고 있다. 1국2체제 실험장 관심 홍콩이 중국에 귀속된 후 우리가 가장 신경을 써야 할 부문은 아무래도 경제분야다. 올해 우리나라의 대중국 수출은 홍콩 수출분을 포함할 경우 2백70억∼2백80억달러(홍콩분 1백25억∼1백3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이럴 경우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시장으로 떠오를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중국은 홍콩 인수후에도 앞으로 50년간 홍콩의 현 자본주의 체제를 유지할 것을 약속하고 있다. 이에따라 홍콩은 지금과 같은 금융·무역·운송 등 종합비즈니스센터로서의 기능을 수행하는 도시가 될 것이다. 우리로서는 계속 기회의 도시로서 도전해 볼만 한 곳이다.○떠오르는 대중화경제권 중국의 강택민국가주석은 7월1일 홍콩주권반환을 맞아 홍콩·마카오(99년 중국반환)·대만을 포괄하는 「 대중화경제권」 건설을 골자로 한 중국의 21세기 비전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화경제권은 금융과 정보·서비스 중심인 홍콩을 핵으로 광동성 경제특구의 화남경제권을 실체화하는 것이다. 여기에 대만을 합치면 아세안(ASEAN)을 능가하는 규모가 된다는 장밋빛 청사진이다. 이같은 구상에 대만도 적극적이어서 우리나라는 일본과 대중화경제권 사이에서 어려움도 예상된다. 그러나 단기적인 측면에서 홍콩의 중국반환은 우리경제에 플러스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경제·안보영향 주시해야 우선 건설 붐이다. 홍콩은 현재 가장 큰 프로젝트인 1백억달러 규모의 서북철도 건설사업(홍콩∼심∼경주)을 곧 시행한다. 이 프로젝트는 단일 경제권 형성을 목적으로 시행되는 것으로서 대규모 건설 붐의 하이라이트다. 금융시장과 관련해서는 영업수익의 증대도 기대된다. 홍콩진출 한국 금융기관들은 지난해 7천만달러의 순익을 올렸다. 최근 83개로까지 늘어난 한국 금융기관들은 중국기업들이 홍콩증시를 통해 직접 금융을 조달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1천1백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의 외환보유고도 홍콩의 금융시장을 통해 활용될 것으로 예상돼 홍콩의 금융시장에 대한 전망은 아직 밝다. 무역부문은 중국이 홍콩에서 무역금융을 크게 일으킬 것으로 보여 홍콩을 중개지로 한 중국거래도 자연히 늘어나게 돼 있다. 이에따라 홍콩에 진출해 있는 4백여 우리상사들에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전략이 요청된다. 특히 대중화경제권에의 접근을 위해서는 화교기업과의 연계가 필수적일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오는 2010년의 대중화경제권이 미국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수준을 상대적으로 평가하는 구매력 GDP가 11조8천7백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같은해 미국의 11조8천7백60억달러에 버금가는 규모다. 중국이 그만큼 시장성이 높다는 뜻이다. 한편으로는 결코 놓쳐서는 안될 시장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국제정치적인 측면에서 우리가 간과해선 안될 사항은 1국 2체제의 장래다. 중국은 홍콩의 귀속을 계기로 대만에도 이를 적용하겠다고 선언, 벌써부터 양안간의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우리는 현재 북한과 대치중인 상태다. 1국 2체제의 향방은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서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그래서 홍콩은 지금부터 눈을 떼지 말고 지켜보아야 할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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