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이 운명을 바꾼다.’
모 방송사의 주말 프로그램에서 진행하고 있는 코너 제목이다.
‘국민 건강 프로젝트’라는 모토를 내걸고 전국민을 상대로 줄넘기 운동을 권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보기 전에는 손잡이 사이에 줄 하나 덜렁 달려 있는 게 줄넘기이고 그것을 앞으로 뒤로 또는 한발씩 번갈아서, 그것도 아니면 두번 돌려가며 뛰는 것이 줄넘기 운동의 전부인 줄 알았다. 그러나 줄이 꼬이지 않도록 한 아이디어 줄에, 칼로리 소모가 더 크다는 다이어트 줄도 있고 서서 뛰는 것은 물론 앉아서 뛰고, 둘이서 또는 셋이서 뛰고, 줄을 두세개씩 번갈아 뛸 수도 있는 등 운동 방법이 무궁무진했다.
이 프로그램 덕분에 전국에 줄넘기 바람이 불고 있다고 한다. 문구점 창고에서 썩어가던 줄들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줄넘기를 만들던 영세 업체가 휘파람을 불고 있다는 소식도 있다.
사람들은 운동하면서 건강해져 좋고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수요가 늘어나면서 돈 벌어 좋은 현상이다.
지난 21일 문화관광부가 경제장관 간담회에서 보고했다는 스포츠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은 이런 점에서 더욱 관심이 간다.
골프ㆍ스키ㆍ야구ㆍ축구 등 스포츠 각 분야의 산업을 활성화하고 전문 인력을 육성하겠다는 이 방안은 규제를 대폭 완화해 관련 산업을 키울 수 있도록 하고 국민들에게는 운동을 하거나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늘려주겠다는 ‘꿩 먹고 알 먹고’의 뜻을 담고 있다.
이미 알려진 내용도 있지만 이번에 나온 방안은 이전에 비해 보다 현실적이라는 것이 관련 업계의 평가다. 이용인구가 크게 느는 데 발맞춰 골프장과 스키장의 부지면적 제한을 폐지하고 3개 종목 이상의 운동을 할 수 있는 전국 25개 종합운동장에 수익 사업을 허용하며 기업의 경기 관련 경품 한도를 2배로 늘리겠다고 한 점 등이 그렇다.
그러나 이 방안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각 종목을 스포츠 그 자체로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해당 사업으로 돈을 버는 사업주가 아니라 스포츠 자체를 즐기는 대다수의 국민이 혜택을 누려야 한다는 말이다. 부지 면적 제한이 풀린 스키장과 골프장이 초호화 시설로 거듭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퍼블릭코스가 크게 늘어나기를 바라는 것도 이런 마음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