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X파일 사건·줄송사·금산법…삼성 '산 넘어 산'

안기부 X파일 사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이 조만간 해결해야 할 첩첩산중의 현안들을 안고 있어 이를 어떻게 헤치고 나갈지 주목된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X파일 사건 외에도 곧 1심 선고 예정인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증여 사건 재판, 삼성차 채권단과의 삼성생명 주식 처리 문제,금융계열사 지분과 관련된 금융산업구조개선법 개정 문제, 자신들이 제기한 금융 계열사 의결권 제한에 대한 헌법소원 문제 등의 각종 현안을 눈 앞에 두고 있다. 특히 이같은 현안들은 대선자금, 증여, 금융계열사를 통한 지배 등의 문제를 총망라한 것인어서 어떻게 결론나느냐에 따라 삼성그룹의 도덕성이나 지배구조에 큰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그러나 최근 삼성의 독주를 우려한 `삼성공화국'론과 X파일 사건 등으로 여론이악화된 점을 감안하면 현안들을 전처럼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자칫하면 삼성이 큰 고비를 맞을 것으로도 예상된다. 삼성 구조조정본부 이학수 부회장이 검찰의 조사까지 받은 X파일 사건은 검찰수사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되느냐에 따라 삼성의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불법인 도청테이프를 근거로 한 수사라는 문제점이 있고 노무현 대통령도 X파일로 불거진 1997년 대선자금 의혹에 대해 수사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24일 말하기는 했지만 검찰이 대선자금 문제와 검사 `떡값 수수설' 수사를 계속 진행할 경우 삼성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이건희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 등에게 에버랜드 CB를 저가 배정해편법증여 논란을 일으켰던 `에버랜드 CB 편법증여' 사건에 대한 재판의 경우 29일결심공판이 이뤄질 것으로 보여 조만간 1심 선고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버랜드 CB 저가배정 논란은 곽노현 방통대 교수 등 법학교수 43명이 2000년 6월 "계열사의 의도적 실권행위와 저가 발행으로 부의 편법증여가 이뤄졌다"면서 이회장과 주주 등 33명을 고발하면서 불거졌으며, 검찰은 사건 접수 뒤 3년 6개월만인2003년 12월 허태학 전 에버랜드 사장과 박노빈 현 사장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허 사장 등은 1996년 11월 주당 최소 8만5천원에 거래되던 에버랜드 CB를 발행하면서 기존 주주들이 대량실권한 CB 96억원 어치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재용씨 남매에게 주당 7천700원에 배정, 회사에 970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을 받고 있으며검찰은 이들에 대해 징역 5년과 3년을 각각 구형했다. 아직 2, 3심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1심 결과에 따라 편법증여 문제가 도마위에올라 경영권 승계작업의 도덕성이 삼성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개정의 경우 삼성의 지배구조를 뒤흔들수도 있는 중요 사안으로 올해 정기국회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 등 25명의 의원은 재벌금융사의 계열사 지분 5% 이상의초과 보유분을 매각토록 하는 금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법이 통과되면 삼성카드는 금감위 승인없이 보유한 에버랜드 지분(25.64%)의 대부분을 처분해야 한다. 이 경우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로 이어지는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정부는 기존 위반 업체에 대해 소급 적용없이 의결권만 제한하는 방향으로 금산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삼성으로서는 지분을 처분하든 의결권을 제한하든 지주회사격인 에버랜드에 대한 지배구조가 흔들리게 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국회에서 금산법 개정에 관한 논의가 진행될 경우 지금같이 삼성에 대한 여론이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개정안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삼성쪽 편을 들어줄 수 있는 목소리가 힘을 얻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삼성차 채권단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삼성생명 주식의 매각이 사실상무산됨에 따라 다음달 삼성그룹을 상대로 삼성생명 주식을 되사가는 방법으로 대출금을 갚을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낼 예정이다. 채권액 2조4천500억원에 연체 이자를포함할 경우 소송 금액은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엄청난 금액이다. 삼성차 채권단은 대출금과 보증 손실금을 회수하기 위해 1999년 삼성생명 주식350만주를 주당 70만원씩 계산해 이건희 회장으로부터 받았으며 삼성측은 2000년말까지 삼성생명 상장을 통해 빚을 갚고 만약 채권액에 미치지 못할 경우 계열사들이책임지기로 했다. 삼성측은 그러나 계열사들이 책임지기로 한 것은 당시 채권단의 압력에 의한 것이었다고 반발하고 있으며 이제 와서 계열사들이 이를 책임지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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