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릴라성 집중호우에 대한 예측을 왜 못했을까.지난 4일 오전 서울과 경기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5천여가구가 침수피해를당한 가운데 게릴라성 집중호우를 좀더 미리 알리지 못한 기상예보에 대한 아쉬움이나오고 있다.
그러나 기상청은 여름철에 흔히 발생하는 적란운에 의한 대기불안정으로 내리는집중호우를 지역별로 꼭집어 예측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4일 오전 기상특보는 비교적 적절한 시점에 내려졌다고 항변하고 있다.
기상청은 서울 지역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 지난 4일 오전 5시까지만 해도 비올확률을 20∼40% 정도로만 예상했다가 1시간여 뒤인 오전 6시10분 서울.경기를 비롯한 중부지방에 국지적으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10㎜ 안팎의 강한 소나기를 예상했으며 오전 7시를 기해 서울.경기에 호우주의보를 내렸다.
그러나 4일 오전 5시부터 6시 사이에 서울지방에는 이미 8.5㎜가 내린데 이어호우주의보가 내린 7시 이전까지 25㎜로 불어났다.
게릴라성 호우는 4일 오전 내내 계속돼 오전 11시께까지 용산구에 168㎜, 강서구에 153㎜, 마포구에 152㎜ 등 시간당 30㎜의 폭우가 쏟아진 반면 동대문구는 83㎜,노원구는 55㎜로 지역 편차가 심했다.
이에따라 광진구 중곡동, 강서구 화곡동, 관악구 봉천동 등 침수피해를 입은 지역주민들을 중심으로 "기상예보가 좀더 빨랐으면 대비를 했을 것"이라는 항의가 잇따르기도 했다.
5일 오전에도 기상청은 서울.경기에 최고 150㎜의 많은 비를 예상했지만 오후 2시현재 동두천 42㎜, 강화 45㎜, 춘천 46.5㎜, 홍천 40.5㎜ 등의 비가 내린 반면 서울지방은 14.5㎜, 수원 0.2㎜, 인천 5.5㎜에 불과했고 간간이 햇살이 비치기도 하는등 들쭉날쭉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기상청은 "좀더 남쪽으로 내려올 것으로 예상했던 기압골이 경기북부 지방에만띠 모양으로 걸린 채 남하하지 않고 있어 서울이남 지방은 비가 소강상태지만 이 역시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여름철 게릴라성 호우는 1∼2시간안에 발생과 소멸을 마쳐 정확한 예보가 사실상 어렵다"며 "슈퍼컴은 입력된 기상정보에 대한 계산을 빨리해 줄 뿐 예보의 정확성은 좋은 기상모델을 얼마나 충실히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게릴라성 호우의 원인인 적란운은 일반적인 구름과는 반대로 아래는따뜻한 공기덩어리, 위에는 찬 공기덩어리로 돼 있어 위로 올라가려는 성질을 지닌따뜻한 공기가 찬공기와 빠르게 뒤섞이면서 순식간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