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GM대우의 빛과 그림자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시의 코보센터. 세계 자동차산업의 메카인 이곳에서 올해 첫 모터쇼가 열리고 있다. 87번째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지난 5일 개막, 미국 `빅3` 메이커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회사들이 첨단 제품을 선보이며 자동차 맹주임을 한껏 뽐내고 있다. 국내에서도 현대와 기아차가 적지않은 전시 부스를 마련, 브랜드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디트로이트모터쇼에는 국내 언론도 대거 참석했다. 20명에 가까운 취재단이 GM의 후원 아래 첨단 자동차들의 향연을 찾았다. 실무작업은 GM이 지난해 인수한 대우자동차, 즉 `GM대우`가 도맡았다. GM대우는 매각 후 처음 `라세티`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있다. 워크아웃과 법정관리 등 피를 말리는 생존싸움을 벌여왔던 상황을 돌이켜보면 격세지감이란 표현이 절로 나온다. 매각되지 않았더라면 대우자동차가 지금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을까라는 의문도 품어본다. 하지만 첫날 행사장을 돌아본 뒤 호텔로 돌아오면서 진한 아쉬움은 피할 수 없었다. GM대우의 차는 2만4,000평 규모의 전시장에서 한대도 보이지 않았다. 이유는 간단했다. GM이 지난해 대우차를 인수할 당시 미국 현지법인을 인수대상에서 제외, 대우의 대미수출이 사실상 막힌 탓이었다. 수출도 하지 않는데 비싼 비용을 들여 전시회에 참여할 필요가 없었다는 게 GM측 경영진의 설명이다. 이런 연유에서일까. 정작 취재단을 돕고 있는 GM대우 실무진 사이에서는 군데군데 쓸쓸함이 묻어났다. 한 실무자는 "내년에는 (전시장에) 내세울 수 있겠죠"라며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대우차의 옛 주인이었던 김우중 전 회장은 98년 환란을 극복하기 위한 해법으로 `500억달러의 무역흑자론`을 내세웠다. 그의 수출지상론 중심에는 대우차가 서 있었다. 김 전 회장에게 대우차는 꿈이자 희망이었다. 김 전회장은 지금 유럽에 피신해 있다. 그는 한때 `킴기스칸`이라고 불렸고 폴란드 FSO 인수를 놓고는 GM을 혼쭐나게 하기도 했다. 이런 김 전 회장이 디트로이트쇼를 들러본다면 어떤 느낌을 가질까. 내년에 디트로이트모터쇼를 다시 찾을 때 GM대우의 첨단 차가 오토쇼의 백미로 떠오르기를 바란다면 지나친 기대일까.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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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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