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그린스펀 “직감적 통화정책 최선”

미국은 물론 세계 금융시장을 주무르는 앨런 그린스펀 FRB(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직감적 통화 정책`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29일(현지 시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FRB 콘퍼런스에서 경제와 금융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직감에 충실한 위기 관리형 정책 접근이 최선이고, 교과서적인 인플레이션 목표제 등 전형적인 대응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최근의 불분명한 FRB 정책에 대한 비난론을 일축했다. 이에 앞서 경제학자는 물론 FRB 내부에서 조차 그린스펀이 경기 진단에 대한 원칙 없는 신호를 보내 채권 시장을 수렁에 빠뜨렸다고 비난했었다. 그린스펀 반대파들은 지난 5월 그린스펀 의장이 확실한 근거 없이 `디플레이션 우려`사인을 보냄으로써 채권 시장 혼란을 야기했고 지금도 디플레 우려 사인으로 시장 참가자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플레이션 타깃 설정 등 수치 변동 상황에 맞춰 예측 가능한 통화정책으로 회귀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린스펀은 경제가 급변할 때는 틀에 박힌 `계기 비행` 보다 상황에 맞게 대응하는 `시계비행`식 정책이 최선이라는 반박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금융시장선진화로 FRB가 통화정책을 통해 경제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약화됐다며, 공식적인 모델에 부합하는 특정 지표에 의존하는 대신 정밀하지 않지만 직감적인 위기관리 대응이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그린스펀은 인플레이션이나 경제성장률 등의 목표치를 정해 금리를 정하는 원칙을 채택하자는 제안도 있지만 이 같은 융통성 없는 수단이 다양한 요소들에 의한 급변하는 경제 상황 개선에 기여할 지는 `극히 의문스럽다`(extremely doubtful)고 설명했다. <이병관기자 come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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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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