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박희정" 공동2위 쾌조美LPGA챔피언십 첫날
박희정(20)이 메이저대회인 맥도널드 LPGA챔피언십 첫날 경기에서 공동 2위에 올랐다.
올 시즌 미국 LPGA무대에 데뷔한 「루키」박희정은 23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듀퐁CC(파 71)에서 개막된 이 대회(총상금 140만달러) 1라운드에서 3언더파 68타를 쳤다.
이로써 박희정은 5언더파 선두에 나선 제인 게디스에 2타 뒤진채 베시 킹과 팻 브래들리 등 대선배들과 함께 공동2위에 자리잡았다.
김미현은 버디1개, 파17개로 1언더파 70타를 쳐 공동10위에 올랐고 박세리와 박지은은 나란히 2오버파 73타로 공동57위에 그쳤다.
펄신과 장정은 각각 4오버파 75타, 5오버파 76타로 하위권에 처져 컷오프 탈락 위기에 놓였다.
▣박희정은 이날 특유의 날카로운 아이언 샷에 정교한 퍼팅솜씨를 뽐내며 버디5개와 보기2개를 엮었다.
10번홀에서 출발한 박희정은 17번째홀인 8번홀(파3·192야드)에서 이날의 하이라이트 샷을 선보였다. 전 홀에서 보기를 한 박희정은 이 홀에서 티 샷이 짧아 볼이 그린 근처에 가지 못한 채 핀 17.5㎙나 되는 곳에 떨어져 또 한 차례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박희정은 볼이 놓인 곳부터 홀까지 대체로 평평하게 이어진 지형의 특성을 최대한 살려 퍼터로 과감하게 승부수를 띄웠고, 볼은 그대로 홀로 연결돼 버디가 됐다.
▣김미현은 경기 내내 퍼팅이 짧아 무려 8번의 버디기회를 놓쳤지만 뛰어난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여 갈채를 받았다. 눈길을 끌었던 홀은 7번홀(파4·391야드). 티 샷이 오른쪽 러프에 빠졌고, 10㎙앞에 서 있는 나무때문에 세컨 샷을 띄울 수 없게 돼 5번 아이언으로 펀치 샷을 시도했으나 볼이 그린 오른쪽 벙커에 떨어졌다. 핀까지 30야드나 남은 상황. 보기 위기였다.
침착하게 핀주변의 경사를 파악한 김미현은 샌드웨지로 모래를 얇게 떠냈고 솟아오른 볼은 홀 30㎝에 멈춰서 가쁜하게 파 세이브에 성공했다.
○…이날 한국선수들은 대체로 퍼팅이 짧아 팬들을 안타깝게 했다.
박세리, 김미현, 박지은 등이 퍼터를 쭉 밀어주지 못해 버디퍼팅한 볼이 홀 10㎝앞에 멈춰서는 상황을 자주 연출했다.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해저드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호쾌한 드라이버 샷을 구사하는 이들이 그린에만 올라서면 샷이 짧아졌던 것.
박희정은 누구.
지난 93년 번동초등학교 2학년때 골프를 시작한 뒤 94년 호주로 유학가 97년까지 아마추어 무대를 휩쓸며 호주 국가대표로 뽑히기도 했다. 배짱이 두둑하고 정교한 아이언 샷이 일품이다.
98년 국내 프로테스트를 1위로 통과한 뒤 지난해 10월 LPGA Q스쿨을 통과했다. 세계적 교습가인 필 리츤에게 레슨을 받으며 「곧 정상에 설 실력」이라는 평가를 받았으나 대회에 14차례 출전해 7번이나 컷오프를 당하는 등 실력발휘를 못했고 변변치 않은 수입(2만5,533달러·랭킹 114위)으로 부모와 함께 생활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6월초 머틀비치클래식에서 공동 12위에 오른 것이 가장 좋은 성적.
골프밖에 모르는 연습벌레로 이 대회전에도 대회장을 3차례 답사하며 꼼꼼히 공략도를 그렸다. 20일 박세리와 전반 9홀 연습라운드를 함께 했던 것이 도움이 됐다고.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
◇1라운드 성적
순위 선 수 성 적
1 제인 게디스 -5 66(33 33)
2 박희정 -3 68(33 35)
트레이시 한슨 68(34 34)
베시 킹 68(33 35)
팻 브래들리 68(35 33)
10 김미현 -1 70(35 35)
애니카 소렌스탐 70(34 36)
37 캐리 웹 +1 72(36 36)
57 박세리 +2 73(38 35)
박지은 73(36 37)
97 펄 신 +4 75(41 34)
113 장 정 +5 76(38 38)
입력시간 2000/06/2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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