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 처리를 둘러싸고 경영진, 사무직원, 노조, 협력업체 등이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각양각색의 입장을 보이고 있어 대우차 매각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영진은 신속한 매각=경영진들은 기업 가치의 유지와 미래를 위해 조기 매각이 가장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김종도(金鍾道) 이사는『대우차를 신속히 매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면서『대우차의 기존 시스템을 보완해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기업에 인수되기만을 기대할 뿐』이라고 밝혔다.
대우차의 기술력이나 국내 마케팅력을 배가시키고 고용만 보장해 준다면 어떤 업체에 인수되더라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무직은 현대차에 인수 반대=사무직 직원들의 대표기구인「대우차 사무노동직장발전위원회(사무노위)」는 『현대차는 최근의 경영권 다툼에서 드러난 것처럼 시대착오적 황제경영으로 경영위기에 빠져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무노위는『현대의 대우차 인수는 현대차마저 급격히 부실화시켜 한국 자동차산업의 공멸을 가져올 것』이며『현대차는 대우차 인수로 위기를 모면하려 하지 말고 내부개혁에 힘써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무노위는 현대차의 대우차 인수반대 이유로 차종 중복에 따른 시너지효과 미미, 내수시장 독점화, 대우차의 연구개발 기능 축소를 들고 있다.
반면 해외 매각은 어쩔수 없는 대세라는 입장이다.
◇노조는 해외매각 절대 불가=노조는 국가 기간산업인 자동차 산업을 해외 업체에 매각할수 없다며 공기업으로 만들어 정상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공장가동률이 50~60%인 현 상황에서 매각하면 헐값에 팔릴 수 밖에 없다』면서『공기업화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현대·기아자동차 노조와의 연대파업도 강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6∼12일로 예정된 현대ㆍ기아ㆍ쌍용 등 완성차 4사 총파업에 역량을 총동원해 해외매각를 반드시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전문가들은『대우차의 공기업화는 정부의 민영화 정책과 맞지도 않고 세계적인 추세에도 거스리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협력업체 컨소시엄 선호=부품업체들은 국내기업이 참가한 컨소시엄이 대우차를 인수하는 것을 가장 선호하고 있다.
중소기업협동중앙회가 최근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협력업체 149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외업체가 단독 인수할 경우 한국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답한 업체가 55.7%가 됐다. 특히 70.3%는 해외매각이 중소기업 경영활동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협력업체들은 국내 기업이 참여하는 것을 최선으로 보고 있다.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및 해외업체 컨소시엄」에 48.3%,「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 컨소시엄」에 30.9%가
찬성했다. 최인철기자MICHEL@SED.CO.KR
입력시간 2000/04/02 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