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년5개월만에 1,900선을 돌파했지만, 펀드투자자들은 예상보다 차분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7년 11월 코스피가 최고 기록(2,085.45포인트)을 세울 때까지 펀드에 가입했던 투자자들이 3년 만기를 맞아 환매흐름을 이어가겠지만, 사실상 대량환매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봤다. 나아가 환매가 마무리되는 내년 초에는 다시 한번 ‘펀드 르네상스’를 꿈꿀 수도 있지 않겠냐는 낙관론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주식형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지난 4일 기준 총 20조1,965억원에 달했다. 펀드자금 순유출 규모는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넘은 지난달 13일 5,342억원까지 급증했다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고 1,850선을 넘은 뒤로는 하루 1,000억원 대를 유지하고 있다. 펀드환매에도 불구하고 주가지수가 상승하면서 펀드 전체 순자산액은 2개월째 증가세를 유지했다. 이날 금투협이 발표한 ‘9월 펀드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펀드 순자산은 전월대비 6조2,000억원 증가한 318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주식형 펀드에선 4조1,093억원이 순유출 됐지만, 순자산은 전월대비 2조5,298억원 늘며 100조1,000억원으로 100조원 대를 지켰다. 펀드업계는 투자자들이 지수 1,900과 2,000선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자금유출 규모가 다소 늘긴 하겠지만, 1,700과 1,800과 같은 대규모 유출사태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펀드환매자금이 예금, 부동산이 아닌 랩, 주가연계증권(ELS) 등 주식관련 상품으로 흘러 들어가 증시주변에서 주가상승을 지탱해줄 것으로 전망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은 “1,900이나 2,000 같은 소위 ‘지수 마디’에 자금유출 규모가 늘긴 하겠지만 대량환매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고, 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주식관련상품으로 흘러 들어가 증시를 떠날 걱정도 없어 보인다”며 “지수 향방에 달려있긴 하지만, 내년 초 1,800정도만 유지된다면 다시 한번 펀드 르네상스를 꿈꿀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년 전과 비교했을 때 2007년 펀드시장이 과열된 징후를 보였다면, 현재는 투자자들이 차분하게 투자와 환매를 조절하고 있는 점도 대조적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펀드 매도세가 주춤거리는 가운데, 신규자금은 급등한 주가 수준에 다소 부담을 느끼며 관망세를 보이다가 지수가 조정을 보일 때 들어올 것”이라며 “펀드 장기투자가 수익이 난다는 것이 다시 증명되면서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관리하고 장기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