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공연도 의료관광도 줄취소… 10년 공들인 한류 한달 만에 휘청

유커 등 12만명 예약 취소… 한류수출 선순환 고리 끊겨<br>정부 '한류기획단' 출범<br>해외 프로모션 강화 등 민관합동 긴밀대응 나서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에 '한류' 열풍이 멈췄다. 문화공연이 잇따라 취소되고 의료관광은 사실상 휴업 상태다. 중국 쓰촨성 정부는 18일 한국에 대해 메르스 사태가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다며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중국이 공식적으로 여행 자제를 권고한 것은 메르스 사태 이후 처음이다.

외래 관광객이 급감하는 와중에 해외에서 한국인에 대한 장벽도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수출이 한류에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다는 점에서 경제적 타격도 우려된다. 정부는 메르스 사태 추이를 봐가며 한류를 재점화시키기 위해 19일 민관 합동의 '한류기획단'을 공식 출범시키는 등 긴밀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해외 한류행사 잇단 취소·연기=해외 교류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해외 국가에서 대규모의 한국인들이 입국하는 데 대해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고 있으며 현지에서 관람객을 모으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18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오는 27~28일 일본 도쿄의 도쿄돔시티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일 프렌드십 페스티벌 2015' 행사가 결국 연기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관광공사가 각각 주최, 주관할 예정이던 이 행사는 올해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계기로 기획됐지만 메르스 사태의 파고를 넘어서지 못했다. 주최 측은 각 지방자치단체별 홍보 부스와 의료관광·한류·한식·패션 등 테마별 홍보 부스 등을 설치해 한국 관광을 홍보하고 한류스타 공연, 양국 전통예술 공연 등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주최 측은 이틀간 약 5만명의 일본인이 행사장을 찾도록 한다는 목표를 세웠었다.

앞서 13~21일 1주일간 열리는 중국 '제18회 상하이국제영화제'에서도 한국영화 관련 행사가 모두 취소됐으며 청두에서 20~22일 개최될 예정이던 '한류사랑문화축제'도 연기됐다.


한류를 찾아 방한하는 외래 관광객의 입국도 최근 크게 줄어들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메르스 사태가 불거진 후 16일 현재까지 중국인 관광객(유커)을 포함해 12만여명의 외래 관광객이 예약을 취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여름 성수기 신규 방한 예약이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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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 관광객 감소에 특히 의료한류가 직격탄을 맞았다. 메르스 대응 실패로 한국 의료 시스템이 비난을 받으면서 성형 등 의료관광을 오는 외래 관광객이 뚝 떨어졌다. 하나투어 관계자는 "7~8월 관광 예약이 새로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류는 단순한 한국문화 확산에 그치지 않고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동반해왔다. 한류의 타격은 바로 우리 경제의 타격이 되는 셈이다.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에 따르면 지난 2014년 한류로 인한 문화 콘텐츠와 소비재·관광의 총 수출액은 61억6,400만달러로 전년 대비 8.4% 증가했고, 특히 한류로 인한 부가가치 유발효과는 4조6,900억원(4.5% 증가)에 달했다.

박성현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 박사는 "메르스 사태로 한류 확산의 선순환 고리가 끊겼다"며 "붐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도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문화+경제'의 융합 한류 추진=정부는 19일 정부와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한류기획단'을 공식 출범시키며 한류 재확산 노력에 나선다. 융합 한류라는 것은 문화 콘텐츠와 일반산업이 함께 간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 기획단에서는 김종덕 문체부 장관과 안광한 한국방송협회 회장이 공동단장을 맡고 6개 정부부처 및 방송사, 콘텐츠 기업, 화장품·패션·유통업체 등 한류 관련 주요 기관·기업·단체들이 대거 참여한다.

메르스가 일단 잠잠해지는 때를 기다려 해외 프로모션을 강화할 계획이다. 기획단은 폴란드 바르샤바의 'K팝이 함께하는 유라시아 친선특급(7월)', 중국 상하이의 '코리아브랜드·한류상품박람회(8월)', 인도에서 '2015 필코리아 K팝 콘테스트 인디아(8월)' 등을 준비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제조·유통기업과 콘텐츠 업계, 정부부처 등의 공동 협력과제를 발굴하는 등 민관이 지니고 있는 한류 관련 정보·경험·자원을 결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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