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용산 재개발 `투기장` 변질

서울 용산구 일대 재개발 조합원지분의 매도호가가 평당 최고 3,000만원까지 치솟는 등 용산 일대가 투기장화되고 있다. . 8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최근 용산동5가 `용산공원남측도심재개발구역`조합원지분의 매도호가가 평당 2,500만~3,000만원선까지 뛰었다. 이 구역의 지분가격은 지난 5월말까지만 해도 평당 1,800만~2,000만원선이었지만 사업시행인가에 대한 기대감으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인근 한강로3가 `국제빌딩주변 도심재개발구역`(가칭)의 경우 아직 정식 조합설립조차 안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평당 2,000만원 이상에 지분이 매물로 나오고 있다. 주택재개발 지분가격도 강세를 보여 `동빙고동주택재개발구역`(〃)과 `보광동주택재개발구역`(〃)등의 지분 역시 평당 1,500만~2,000만원선까지 호가가 올랐다. ◇외지 중개업소까지 가세= 일부 부동산중개업소들의 부추김과 주택업체들의 분양가 인상은 용산 일대 재개발 시장 과열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미군기지이전 등에 대한 기대감으로 조합원 지분 매물이 자취를 감추자 일부 중개업소들이 경쟁적으로 “비싼 값에 팔아주겠다”며 물건확보에 나서고 있는 것. 심지어 강남권 등 외지의 중개업소들까지 가세하는 등 재개발에도 `떳다방`바람이 부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사고 있다. 조합원지분 매수를 위해 현지 중개업소을 방문한 박모씨는 “평소에 투자상담을 해주던 서초구 잠원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자가 용산 일대 재개발매물을 사지않겠느냐고 제의를 했지만 값이 너무 비싼 것 같아서 직접 현지 중개업소를 찾았다”고 말했다. 또 주택업체들이 용산일대 주상복합 아파트 등의 분양가를 잇따라 인상하면서 조합원 지분 가격도 덩달아 뛰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용산공원남측 도심재개발의 경우만 해도 시공사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주상복합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를 1,400만원 이상 받을 것이란 소문이 전해지면서 지분 값이 오르고 있다. ◇섣부른 투자, 원금 손실 가능성도= 하지만 이 같은 투자에 대해 재개발전문가들은 리스크가 크다며 신중한 투자를 권하고 있다. 현재 의회에 상정 중인 서울시의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조례안이 원안대로 시행될 경우 조례시행 이전에 다세대 등으로 분할된 전용 18평 이하의 지분을 매입한 투자자는 전용 18평 이하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 이는 주택재개발은 물론 도심재개발에도 적용되는 데 도심재개발의 경우 전용 18평이하 규모의 아파트를 짓는 경우가 드물어 자칫 아파트 배정 자체를 받지 못하고 청산대상 조합원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높다. 미리주닷컴 김종수 부장은 “재개발 관련 법령의 개정으로 더 이상 묻지마 투자는 힘들게 됐다”며 “값이 오를 것이란 소문만 믿고 무턱대고 재개발지분을 샀다가는 투자원금까지 까먹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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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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