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는 이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들이 벨기에 브뤼셀에서 그리스 구제금융을 논의하기 위해 유로그룹 회의를 열기 전 쇼이블레 장관이 이 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만약 그리스 정부가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투표를 실시하도록 하자”며 “그것은 그리스인들이 (재정난을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인정할 준비가 됐는지 여부를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쇼이블레 장관의 발언은 주채권국인 독일 의회로부터 지원에 대한 승인을 얻어내려면 그리스 정부가 먼저 자구노력을 추진하기 위해 자국 국민들을 설득하는 노력을 기울이라는 뜻으로 이해된다. 이 같은 국민투표 아이디어는 전임 정부 시절이던 2011년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당시 총리가 재정위기에 구제금융 지원을 얻기 위해 꺼내 들었던 카드이기도 하다. 당시 파란드레우 총리는 국민투표 카드를 꺼내 듦으로써 구제금융의 조건으로 내걸린 재정지출 삭감 등 경제 개혁에 반대하는 야당을 압박해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 등 채권단이 그리스에 대해 추가 구제금융을 주는 조건으로 내건 경제개혁의 골자는 주로 연금개혁, 노동시장 개혁, 국유재산 매각 등이다.
그러나 그리스 정부측은 “플랜 B(차선책)은 없다”며 역공세를 펴고 있다는 게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전언이다.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날 유로그룹 회의에 참석하기에 앞서 한 라디오매체와 과진 인터뷰에서 “그리스 정부와 국제 채권단은 여러 현안에 대해 견해 차이를 좁힌 상태”라면서도 “근본적으로 그리스의 위기를 해결 할 수 있는 데까지 합의하기 위해 매운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편 그리스 정부는 12일 만기가 돌아오는 7억5,000만 유로 상당의 채무를 IMF에 상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