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모든 제품과 대화하는 시대온다

[USA투데이=본지특약] 책·인형서 車·화폐까지 반도체칩 'REID' 붙여"인간과 대화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온다" 안경에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사용하는 모든 제품이 인간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라디오 프리퀀시 ID(RFID)'로 이름 붙여진 조그만 반도체 칩. 우표 크기의 이 칩은 안경ㆍ책ㆍ인형ㆍ트럭ㆍ화폐 등에 붙어 각 제품의 주민등록증 역할을 하게 된다. 이와 함께 네트워크와 연결될 수 있는 소형 안테나를 달고 있어 인간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 현재 널리 이용되고 있는 바코드의 21세기 버전인 셈이다. ■ 전기 발명에 버금가는 혁명적 변화 이 칩이 몰고 올 변화는 전기 발명에 버금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싱가포르 자동차는 이 같은 전망이 전혀 과장되지 않았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의 모든 자동차에는 RFID 칩이 부착돼 있으며, 도로에 설치된 중계기를 통해 자신의 위치 정보를 정부의 중앙컴퓨터에 보낸다. 이에 따라 중앙컴퓨터는 각 자동차가 보낸 정보를 종합, 주요지역 교통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또 고속도로 등 유료도로 사용에 따른 요금도 톨게이트 없이 자동적으로 부과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자동차에 부착된 칩은 중앙컴퓨터가 종합한 정보를 다시 받아 운전자에게 가장 빠른 길을 안내해 줄 수도 있다. 노벨상 수상자인 에이르노 펜지아스는 이 칩이 가져 올 더 재미있는 변화를 제시하고 있다. 바로 집안에서 잃어버린 안경을 쉽게 찾는 것. 즉 안경에 붙어 있는 칩은 자신의 위치 정보를 무선으로 안경 주인의 컴퓨터에 보낸다. 이에 따라 그 동안 눈이 나빠 잃어버린 안경을 찾기 힘들었던 주인은 컴퓨터 스크린을 통해 이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또 컴퓨터가 음성을 인식할 수 있을 경우 "주인님, 안경이 침대 밑에 있다고 합니다"라는 답변을 얻을 수도 있다. 유통 업체들도 물류비 절약 등 큰 이득을 볼 수 있다. 모든 제품에 이 같은 칩이 부착돼 있을 경우 각 제품의 재고 및 위치 정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가전제품 업체들은 판매된 제품의 칩이 보내는 정보를 활용, 효율적인 애프터 서비스를 할 수 있다. 또 식료품의 경우 유효기간 만료일이 다가오면 집 주인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려주는 등의 역할도 할 수 있다. ■ 월마트 등 적극적인 개발 나서 현재 상용화를 막는 가장 큰 장애는 개당 1달러에 달하는 비싼 가격. 값싼 식료품에까지 이를 적용하기는 비용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에이리언 테크놀로지는 이를 개당 7센트에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실제 전문가들은 칩의 가격이 개당 5센트 이하로 떨어질 경우 바코드와 마찬가지로 대다수 제품에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월마트ㆍ 질레트ㆍ프록터 앤드 갬블 등은 5센트 미만의 칩을 개발하고 업계 표준을 제정한다는 목표 아래 최근 '오토ID'라는 합작사를 설립했다. 오토 ID는 2003년까지 연구개발을 완료하고, 2005년부터는 대량생산에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정보기술(IT) 조사기관인 벤처 디베롭먼트는 RFID 관련 매출이 2003년 14억 달러에서 2003년 26억 달러로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개인의 사생활 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모든 정보가 네트워크를 통해 외부로 유출될 수 있기 때문. 실제 보험사들은 자동차의 주차 위치가 위험스러운 지역이었는지, 운전자의 운전 특성이 어땠는지에 관한 정보를 쉽게 수집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보험료를 더욱 엄격하게 적용할 수 있다. 이와 관련 액센추어의 앤디 퍼그슨은 "이 문제는 분명 사회적 이슈가 될 것"이라고 밝힌 뒤 "그러나 기술적 진보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리=장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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