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신설될 그룹 컨트롤타워를 슬림형 조직으로 꾸민다. 계열사를 관리ㆍ감독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략기획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고 작고 실용적인 조직을 통해 예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다.
22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은 신설될 그룹 컨트롤타워의 인력을 예전 전략기획실보다 축소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옛 컨트롤타워인 전략기획실에는 100여명 이상이 근무했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과거 전략기획실과 복원될 컨트롤타워는 역할이 다르다"며 "많은 인력을 두고 예전처럼 계열사를 지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 컨트롤타워 책임자로 선임된 김순택 부회장도 이날 "새로운 그룹 조직은 신사업 발굴 및 추진에 많은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해 과거와는 다른 조직이 될 것임을 암시했다.
조직은 슬림형이 되지만 신설될 컨트롤타워의 권한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08년 4월 이건희 회장이 퇴임한 후부터 가동돼온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사장단협의회와 달리 부활되는 그룹 조직에 많은 힘이 실릴 것으로 보여서다.
이에 따라 사장단협의회의 위상과 역할도 재정립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 관계자는 "그룹 조직이 다시 만들어지면서 사장단협의회의 역할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예전처럼 정보교류 등을 하는 임의모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