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음식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게 가장 중요한 ‘한류’입니다.”
‘한식세계화 전도사’인 조태권(64ㆍ사진) 광주요그룹 회장은 9일 오후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20억 세계인을 위한 밥상’이란 주제의 특강에서 ‘한식을 통한 문화보국’을 강조했다.
조 회장은 “21세기는 문화산업이 국가의 부를 창출하는 문화보국의 시대가 될 것”이라며 “ 문화는 의식주에서 생겨나며 가장 기본이 되는 게 음식문화”라고 강조했다.
그는 “스페인의 ‘엘 불리’ 식당은 한끼 500달러짜리 음식으로 세계적인 문화상품을 만들어낸다”며 “우리나라에 그 정도 가치 있는 한식이 없기 때문에 한식 세계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정부와 대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특강 전 서울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조 회장은 정부와 대기업이 아직 한식 세계화를 제대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고 날카롭게 비판했다. 그는 “그 동안 정부는 한식 세계화를 명분으로 중구난방으로 정책을 추진해 예산을 낭비했다”며 “CJ 등 대기업들이 추진하고 있는 한식 세계화도 순서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고급 한식 문화가 해외에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부르게 대중화를 추진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한식이 고급음식이라는 느낌을 가지게 하는 게 무엇보다도 최우선순위라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정부와 기업들이 유기적으로 고급 한식 이미지 형성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가 국내에 고급 한식당을 만들고 외국인들이 한식을 체험하게 해 한식의 국제적 위상을 정립하고 대기업은 글로벌 네트워크라는 장점을 십분 활용해 뉴욕, 도쿄, 베이징 등 세계적인 도시에 세계 최고급 수준의 한식당을 만들어 국내외에서 ‘일품 한식’의 이미지와 맛을 창출하는 전략이다.
조 회장은 최근 해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K-POP’보다 한국 음식문화의 세계화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는 “대중음악과 달리 음식문화는 국민 전체가 공감하고 삶에 뿌리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더욱 본질적이고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한식의 경제성에 대해 역설했다. 그는 “2030년에 세계 중산층 인구가 약 20억명이 될텐데 그 중 절반인 10억명이 최저 20달러짜리 한식을 한달에 1번 먹게 된다면 연간 2,400억달러짜리 시장이 열리는 것”이라며 “한식의 경제적 효과는 엄청난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 회장이 이끌고 있는 광주요그룹은 전통 자기 전문기업인 광주요, 고급 증류주 전문기업 화요, 전통 벽지 전문기업 자비화로 이뤄진 전통 문화 전문그룹이다. 조 회장은 2007년 10월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 만찬’으로 주목을 받았다. 한식을 알리기 위해 세계 와인업계 인사 60여명을 초대해 고급 한식을 대접하는 등 ‘한식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