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일 맥주시장 지각변동/「아사히」, 42년 아성 「기린」 제쳤다

◎“맥주는 채소다” 모토 신선도 매일 특별관리/날씨 마케팅 적중 힘입어 슈퍼드라이 대히트/10년만에 업계 4위서 올들어 최대업체 부상『맥주는 매일매일 신선도가 유지되야 하는 채소같이 취급해야 한다.』 일본의 아사히 맥주가 최대 맥주회사인 기린 맥주를 제치기 위해서 내건 모토다. 10년전만 하더라도 아사히 맥주의 시장 점유율은 10%로 업계 4위의 보잘것 없는 수준이었다. 그동안 아사히 맥주는 물류효율화, 품질향상등을 통해 조금씩 시장점유율을 높였으며 드디어 올 7월에는 42년 아성을 가진 기린맥주를 제치고 판매량 제 1의 맥주회사가 됐다. 실제 이런 극적인 역전은 지난 87년 아사히가 「슈퍼드라이」를 출시하면서부터 준비됐다. 당시 아사히는 계속되는 시장 점유율 하락을 막기 위해 불 필요한 인력을 감원하는 등 전반적인 구조재조정에 나섰다. 그러나 60%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며 확고부동의 1인자였던 기린에 비해 이익면에서는 초라할 정도였다. 이때문에 아사히맥주는 우선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맥주맛을 다시 정의하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마케팅, 생산전략을 세우고 추진했다. 먼저 호프사용량을 늘려서 보다 맛이 풍부하면서 약간 쓴맛의 도수가 높은 맥주로 「슈퍼드라이」를 제조했다. 이런 맛의 전략은 들어 맞았다. 슈퍼드라이는 시장에서 빅히트를 했으며 단숨에 아사히를 업계 2위로 끌어올렸으며 슈퍼드라이는 기린의 「기린라거」맥주 다음으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가 됐다. 아사히는 슈퍼드라이라는 행운을 건져 올린 것이었다. 그러면서도 아사히는 굴러들어온 행운을 관리, 발전시키는데도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 아사히는 올해 판매 전략을 세우면서 날씨 예측에 주목했다. 여름이 무더운 일본의 경우 기온이 섭씨 1도만 올라갈 경우 1백50만병의 맥주가 더 팔린다. 아사히의 간부들은 이 사실을 알고 조심스럽게 각 지방의 장기 기상관측을 조사했으며 이를 마케팅과 생산에 활용했다. 예를들면 동경이 한창 무더운 날, 이보다 날씨가 서늘한 홋카이도(북해도)의 공장의 생산량을 늘려 동경지역으로 수송하는 등 전반적인 물류체계를 재정비했다. 또 1천6백명의 특별 판촉여사원들을 고용, 공장과 슈퍼마켓 등을 매일 수시 점검해 재고를 3개월 이상 방치하지 않도록 하는 등 선도관리에 나섰다. 이런 노력의 결과로 좀처럼 무너질 것 같지 않던 기린맥주의 시장 점유율은 올 여름 계속 줄어들었는데도 불구, 아사히는 계속 점유율을 올렸으며 드디어 40여년 이상 1위 자리를 고수한 기린을 제쳤다. 아사히맥주의 한 경영자는 『경영방침은 간단합니다. 맥주는 매일 매일 신선도가 유지되야 하는 채소와 같이 취급한다는 것입니다』고 성공비결을 말한다.<온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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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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