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한미 FTA 14일 자정 발효] 車부품 관세 즉시 사라져… 완성차, 美 빅3와 승부 자신감

■ 바뀌는 산업·무역 지형도<br>자동차 美수입관세 4년후 '0'<br>당장은 관세 혜택 없지만 부품값 내려 경쟁력 높아져

1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앞두고 수출용 차량들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부두에서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경제 DB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국내 자동차업계는 미국 시장 확대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관세가 즉시 철폐되는 부품업계는 미국 현지 완성차업체로의 공급 확대를 기대하고 있으며 현대ㆍ기아자동차 등은 당장 부품 가격 절감에 따른 경쟁력 제고로 미국 '빅3' 등 현지 업체들과의 한판 승부를 벼르는 모습이다.

◇車업계, "이날만 기다렸다"=자동차업계는 한미 FTA 발효를 손꼽아 기다렸다. 지난해 양국에서 법안이 타결됐을 때만 해도 해가 바뀌자마자 FTA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한 것에 비하면 오히려 두 달여의 시간이 길게 느껴졌을 정도다.


승용차 관세는 두 단계를 거쳐 철폐된다. 우선 국내산 완성차의 미국 수입관세 2.5%는 4년간 유예된 후 오는 2016년부터 0%로, 미국산 완성차의 국내 수입관세 8%는 발효 즉시부터 2015년까지 4%로 낮아진 후 2016년부터 0%가 된다.

현대ㆍ기아차 등 국내 완성차업계는 협정이 발효되면 통상 마찰이 줄고 한국 차에 대한 미국에서의 인지도가 높아져 판매에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게다가 국내에서 수입하는 부품 가격이 떨어져 완성차의 원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국내 완성차업계의 한 관계자는 "완성차 수출물량에 대한 관세 혜택은 당장 없지만 부품 가격 인하로 현지 생산물량의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이와 함께 관세가 없어지는 2016년 이후 본격적인 게임을 위해 차근차근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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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품업계는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 자동차 부품은 발효 즉시 2.5~4%에 이르는 관세가 사라진다. 미국 내에서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부품업체들은 GMㆍ포드ㆍ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업체에 부품을 수출할 수 있는 기회가 그만큼 커지게 된다.

이미 가능성은 곳곳에서 엿보이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달 20일 미국 디트로이트의 크라이슬러 본사에서 15개 협력사와 함께 기술전시회를 열었다. FTA 발효를 앞두고 열린 행사에 크라이슬러 측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크라이슬러 측은 "한국 자동차 부품업체와의 교류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모비스는 태스크포스팀을 통해 중소 협력사와 미국 진출 확대 방안을 검토 중이며 중견 부품사들도 독자적으로 시장공략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업계가 현지 공략을 강화하는 만큼 수입차들의 공세도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형 이상 차량의 비중이 높은 수입차들은 일단 2,000㏄ 초과 차종에 대한 개별소비세가 2% 인하되는 부분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유럽차의 공세에 밀리고 있는 미국 차들이 가장 적극적이다. GM코리아는 이달 초 개소세 인하분을 적용해 이미 캐딜락의 가격을 1.4~3.5% 낮췄고 지난해 말 관세가 인하되는 부분을 감안해 가격을 책정한 포드는 추가 혜택을 준비해 14일 발표할 계획이다.

미국산 차량을 통한 수입차업체의 전략도 돋보인다. 일본과 유럽산 브랜드들은 미국 현지 생산 차량을 들여와 가격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지난해 말 시에나에 이어 올 초 출시된 뉴 캠리를 미국산으로 수입해 가격을 최대한 낮췄다. BMW와 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차들도 일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미국 공장에서 만들어져 혜택이 기대된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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