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던 제주 진출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빠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제주시 애월읍 고내리의 저유소를 폐쇄하고 지역주민과의 협의를 전면 중단했다. 오일뱅크는 또 저유소 진입을 막은 주민들을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고 1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소송을 제주지법에 제출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이 무리한 요구를 내걸고 사업을 방해해 저유소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며 “현재 제주사업 진출 자체를 포기할지 여부를 심각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오일뱅크가 제주사업에서 철수하면 농협과 맺은 유류공급이 중단돼 도내 13개 주유소에 대한 기름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된다. 아울러 오일뱅크의 진출로 기대됐던 제주 지역 기름값 인하 효과도 사라질 전망이다.
오일뱅크는 지난해 3월 저유소를 완공했지만 애월항에서 저유소까지 송유관 40m를 남겨둔 채 지역주민의 방해로 공사가 중단됐다. 주민들은 회사 측에 보일러 등유를 영구적으로 50% 할인 공급해주고 어장피해 보상금으로 10억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이미 약속한 보상을 다 해줬는데 추가 보상을 강요하고 있다”며 “이미 200억원 이상이 투자된 상태”라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