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피플 in 마켓] 최성용 KB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 상무

스팩 규모 다양화해 시장 활성화시킬것

"비상장 기업 100억~300억선 선호… 연내 5·6호 스팩 상장 계획"

3년내 M&A 못하면 폐지되지만 원금·이자 회수 가능해 안정적

합병 성사땐 IPO보다 실익 커



"100억·200억·300억원 등 다양한 규모의 기업인수목적회사(스팩·SPAC)를 상장해 합병 대상을 다각화 하겠습니다."최성용(사진) KB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 상무는 9일 여의도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스팩 규모를 다각화하는 전략을 통해 스팩 시장을 활성화 시키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상무는 "현장을 다니면서 비상장 기업들이 규모가 큰 스팩 보다 100억~300억원 수준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올해 안에 100억원 규모의 5호 스팩과 300억원 규모의 6호 스팩까지 상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와 KB투자증권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설립된 제1기 스팩 22곳의 평균 규모는 300억원(발기인·공모 합산)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설립되기 시작한 제2기 스팩 16곳의 평균 규모는 138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최 상무는 이에 대해 "스팩 시장이 처음 형성됐을 때는 경험이 없다 보니 규모만 크게 키워 오히려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실제 국내 1호 스팩인 KDB대우증권의 '그린코리아 기업인수목적'은 발기인 76억원, 공모액 875억원 등 총 규모가 951억원에 달했지만, 결국 기업 합병에 실패하고 상장폐지됐다.


비상장 우량 기업과 합병하기 위해 설립되는 스팩은 일종의 '종이회사(페이퍼컴퍼니)'다. 증권사가 발기인과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유가증권시장 또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후 3년 내에 인수·합병 절차를 마무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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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투자증권은 올해만 두 개의 스팩(2호·3호)을 코스닥시장에 상장시켰다. 4호는 지난 4일 공모 청약을 마감했다. KB투자증권이 설립한 스팩의 합병 대상 1순위는 소프트웨어(SW) 분야의 전문기업이다. 최 상무는 "대기업에 속해 있지 않은 소프트웨어 분야의 기업은 자금을 모집해서 투자하면 금방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KB투자증권이 처음으로 설립한 '글로벌스타게임앤앱스 기업인수목적'은 지난해 12월 원격지원·제어 전문업체 알서포트(131370)를 합병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2호 스팩은 지난 5월 개인정보보호 솔루션 전문기업인 케이사인을 합병했다. 최 상무는 "성장성·기술력·시장을 갖고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KB투자증권이 먼저 찾아가서 합병 제안을 했다"며 "최소 3년 동안 연평균 20% 이상 성장하는 양질의 기업을 합병 대상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가만히 앉아서 적당한 기업을 싼 가격에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팩은 3년 내에 기업합병을 하지 못하면 결국 상장폐지된다. 일부 투자자들이 원금손실을 우려하는 이유다. 하지만 최 상무는 잘못된 이해에서 나온 걱정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원금을 보장하는 만큼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위험을 방지하고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대부분의 증권사는 스팩 공모 자금을 한국증권금융에 예치한다. 금리는 연 1.25% 수준이다. 스팩이 기업 합병에 실패해도 투자자는 원금과 이자를 돌려 받을 수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도 기업공개(IPO) 보다 스팩 상장을 통한 기업 합병으로 얻는 실익이 크다. 최 상무는 "스팩을 상장시킨 뒤 기업을 합병하면 수십억원의 수익을 낼 수 있다"면서 "하지만 기업공개를 통한 수익은 10억원 미만 수준"이라고 귀띔했다.

증권업계에서 26년 동안 종사하며 주식자본시장(ECM)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로 자리매김한 최 상무는 KB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의 2015년 목표를 묻자 "올해 상장시킨 스팩의 합병 작업을 마무리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며 "현재 준비 중인 5~6호 외에 100억~300억원 규모의 스팩 2개를 추가로 설립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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