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 인사들이 최근 시중은행 주총을 앞두고 고위임원에 잇따라 내정돼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비록 금감원 고위인사들이 천거되고 있는 자리가 은행 경영진을 견제하는 감사에 집중되고 있지만 감독당국이 권한을 활용해 피감독기관에서 자리를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국민은행과 외환ㆍ씨티ㆍ대구은행은 금감원 인사들을 감사위원 등 임원급으로 영입하기로 내정하고 주총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신설한 임원급 자리(검사본부장)에 금감원에서 퇴임하는 모지원장을 내정해 오는 18일 주총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이 금감원 인사를 임원급으로 받아들이기는 처음이다.
외환은행은 금감원의 최명희(52) 국제협력실장을 신임 감사위원으로 내정하고 28일 주총에서 확정하기로 했다. 씨티은행은 임기가 만료되는 이성희 현 감사의 후임에 이길영(53) 금감원 국장을 내정하고 30일 주총에서 확정할 예정이다.
대구은행은 박영대 감사 후임으로 허병준(56) 금감원 감독관을 신임감사로 추천, 25일 주총에서 확정하기로 했다.
영국계 다국적 금융기업인 SCB가 대주주인 제일은행은 24일 주총에서 로버트 코헨 행장의 후임으로 외국인 행장을 임명한다고 밝혔지만 금융계에서는 오갑수 전 금감원 부원장이 후임으로 거론되고 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금융감독 업무를 하면서 축적한 노하우가 금융기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금감원 인사가 내려간다고 특정 금융기관을 잘 봐주는 일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