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커지는 은퇴설계시장

보험사 앞마당서 시중銀 공세 고삐

신한 70여곳 미래설계센터 설립

하나 행복디자이너 육성 확대 등 상품·영업채널 앞세워 속속 가세


은퇴 설계 시장이 커지고 있다.

기존 보험사의 영역으로만 인식되던 이 시장에 상품, 서비스, 영업 채널 등 인프라가 막강한 시중은행이 본격적으로 합세하면서 고객들의 관심도 부쩍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30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신한은행이 미래설계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하나 등 다른 은행도 은퇴 시장 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4월 70여개의 미래설계센터를 열었다. 기존 지점에 부스 형태의 센터를 마련해 1명의 컨설턴트를 배치했다. 일단 서울 중심으로 거점을 좁게 잡아 테스트해보고 사내 교육을 통해 연말까지 300명의 컨설턴트를 육성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센터당 1명씩인 컨설턴트를 더 늘려 심화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김진영 신한미래설계센터장은 "과거에는 은퇴 대비가 저축 중심의 접근이었다면 이제는 어떻게 자산을 풀어 쓰느냐로 초점이 바뀌었다"며 "금융 자산이 대거 은퇴용 자산으로 전환될 수밖에 없어 은퇴 설계 시장의 성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금융계는 은퇴 설계 시장에 뛰어든 신한은행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신한은행이 삼성생명에 이은 2위인 데다 증권·보험 등과 협업이 가능해 은퇴 솔루션 제공 측면에서 다른 경쟁사를 압도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은 최근 은퇴생활비 전용 통장인 미래설계통장에 이어 은퇴 전용카드 상품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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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형 보험사 고위 임원은 "일사불란한 응집력과 브랜드 힘을 가진 신한이 들어온 만큼 고객의 인식 전환 등을 유인하는 계기가 돼 시장 볼륨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2012년 행복디자인센터를 본점에 연 하나은행은 행복디자이너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이미 550여명을 각 지점에 파견했다. 많게는 지점당 3명의 행복디자이너를 둔 곳도 나오고 있다.

특히 하나은행은 은퇴 설계 관련 상품을 10여개로 짜고 이 상품을 많이 판 직원에게는 인사 가점도 주는 등 은퇴 설계 시장 공략에 바짝 고삐를 죄고 있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자산관리 부문에서 은퇴 설계 영역에 전문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은퇴 설계 시장이 태동 단계인 만큼 전사적으로 지원의 강도를 높이는 추세"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최근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TF를 통해 베이비붐 세대부터 20~30대의 젊은 세대까지 은퇴 이후를 준비할 수 있도록 각종 금융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 외에 외환은행은 45세 이상의 고객을 위한 '해피니어(해피+시니어) 서비스'에 들어갔고 국민은행은 KB골든라이프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은퇴 준비를 돕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은퇴 시장은 연금을 기본으로 깔고 나머지 자금을 갖고 원금을 보장하면서도 수익률을 높이는 경쟁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그런 관점에서 보험사나 증권사에 비해 상품력이나 컨설팅 능력이 뛰어난 은행 진출이 은퇴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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