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11월 5일] 4년에 그친 다수당

4년에 그친 다수당(The Four-Year Majority) 월스트리트저널 11월 4일자 3일(현지시간) 미국 공화당이 미 중간선거를 통해 민주당을 끌어내리고 하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했다. 민주당은 유권자들이 원하지도 않았던 어젠다를 추구하다가 미 대선 2년만에 참패를 당했다. 민주당의 패인이 ‘경제’였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유권자들은 좀처럼 훈풍이 들지 않는 미 경기에 실망하며 워싱턴에 등을 돌리고 공화당을 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민주당 패배의 진짜 이유로 유권자들이 민주당의 어젠다에 반기를 든 것을 꼽고 있다. 출구조사결과에 따르면 유권자의 48%가 오바마의 건강보험개혁이 철회돼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부양책에 관해서는 유권자들의 3분의 1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오바마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과는 반대로 ‘큰 정부’를 내세웠다. 그는 건강보험개혁이 중간선거에서 유권자들을 사로잡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건보개혁은 되레 ‘금융공황을 뛰어넘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하고 미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기업과 소비자들의 불안감만 증폭시켰다. 이로 인해 임기 중반에 다다른 현재 그는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정부의 역할 규모를 축소했던 레이건이 8년의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백악관을 영예롭게 떠난 것과는 무척 대조적이다.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은 하원에서 종전보다 대략 60석 이상의 의석을 추가로 확보하며 72년만에 가장 큰 승리를 거뒀다. 최근 중간선거에서 30석 이상을 탈환한 사례는 흔하지 않다. 2006년 중간선거에서는 민주당이 31석만 추가로 확보했을 뿐이었다. 그리고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승리할 때는 대부분 민주당이 승리할 때보다 더 많은 의석을 가져갔다. 유권자들은 민주당에 의회 다수당 지위를 부여한 후 언제나 2년 뒤에 후회를 하곤 했던 것이다. 이번 선거로 현역 민주당 의원들의 물갈이가 임박했다. 배출총량거래제(Cap-and-trade)의 창안자였던 버지니아주 의원 릭 바우처는 28년간 몸담았던 하원을 떠나게 됐다. 건강보험개혁에 찬성표를 던졌던 플로리다주 의원 앨런 보이드와 ‘도드-프랭크법안’ 발의자 중 한 명인 펜실베니아주 의원 폴 칸조스키도 모두 낙마했다. 모두 자신이 만든 ‘규제의 덫’에 발목이 잡히고 만 것이다. 4년전 유권자들은 낸시펠로시가 이끄는 민주당에게 표를 던졌지만 3일 유권자들은 건보개혁철폐와 각종 개혁 완화를 공약으로 내건 공화당에 승리의 깃발을 안겨줬다. 미국 유권자들은 종종 실수를 범하곤 했지만 지혜롭게 실수에 대처하고 있는 중이다. hoon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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