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신 금융패권 막오른 글로벌 허브 경쟁] 글로벌화 핵심은 오너십 포기한 개방성

런던증권거래소 최대주주는 두바이거래소

규제 폐지·최적입지 제공해 금융허브 역할

영국 금융시장이 '글로벌'화의 토대를 닦을 수 있었던 핵심은 '개방성'에서 찾을 수 있다.

글로벌 종합 허브로 거듭나기 위해 '오너십'마저 포기한 영국의 뚝심이 오늘의 '시티 오브 런던'을 만든 주요 배경이다.


1801년 창설, 200년 이상 영국 금융시장을 대표해온 런던증권거래소(LSE)는 지난 1997년 이탈리아 밀라노거래소와 합병해 '메이드 인 런던' 구도에서 벗어났다.

LSE는 이보다 앞선 2001년 주식시장에 상장했다. 현재 LSE의 최대주주는 지분 21%를 보유한 두바이 거래소로 5% 이상 주요 주주로는 카타르투자청(15.4%)과 피델리티글로벌자산운용(5.2%) 정도를 들 수 있다. 영국 기업이나 투자세력은 찾기 힘든 것이다. 지배구조로서의 금융이 아닌 서비스 허브로서 금융의 특성을 영국만큼 잘 설명해주고 있는 곳은 찾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미국 월가와 영국 시티를 가르는 정점을 폐쇄성의 유무에서 찾고 있다. 영국은 외환위기 이후인 지난 1980년 금융시장의 각종 규제를 철폐하는 '빅뱅'을 단행, 자국 기업은 물론 글로벌 기업들이 자유롭게 영업할 수 있는 토대를 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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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소하면서도 분명한 법률을 만들고 내외국인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차별을 없앴다. 개방성과 지속성에 역점을 두는 한편 규제기관의 보호도 동일하게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런던이 글로벌 거래를 위한 최적의 입지를 제공하자 전세계 금융기관과 회계·법률·자문 등 전문 서비스 업체는 물론 일반 기업들까지 런던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알렉산드라 리터맨 LSE 홍보 책임자는 "미국 월가는 천문학적인 자국 자금을 바탕으로 글로벌 펀드 설정액의 45%, 헤지펀드 총자산의 65%, 파생상품 계약의 34%를 장악하고 있다"면서 "영국 금융시장이 개방성에 의거한 글로벌화를 추진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분야의 전세계 업체들이 모여 치열한 자체 경쟁을 통해 특유의 '클러스터'를 구축해내자 글로벌 자본과 거래가 더욱 집중되는 기대 이상의 선순환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기타 산업에까지 파급 효과를 낳는 금융의 복합적 특성 덕분에 런던은 실질적인 상품 유출입과는 별개로 '기업 간 거래의 시작과 끝'이 이뤄지는 글로벌 종합 기지로 부상할 수 있었다. 글로벌 허브로서 런던의 위상은 이를 통해 흔들릴 수 없을 만큼 단단해졌음은 물론이다.

존 에드워즈 런던증권거래소(LSE) 주식시장담당 수석은 "전세계 기업들이 영국으로 몰려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내수'가 아니라 '글로벌' 거래를 하기 위한 것"이라며 "각종 계약부터 국가 간 거래, 조세, 보험, 법률, 회계, 자문 등 비즈니스와 관련된 모든 것을 이뤄내기에 영국은 가장 쉽고 빠르고 정확한 허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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