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商高인맥 부산·덕수·대구상고 3대 주류
영업점 근무 풍부한 현장경험 진가 발휘국민·신한은행 등서 두터운 인맥 형성명문상고 선후배간 단합도 성공 비결
조영훈기자 dubbcho@sed.co.kr
은행권에 상고출신이 뜨고 있다. 특히 부산ㆍ덕수ㆍ대구상고가 은행권 상고인맥을 형성하는 3대 주류를 형성하고 있다.
노무현 정부 출범과 함께 사회 각계에 새로운 인맥을 형성한 부산상고 출신들의 부상은 금융권에서도 여실히 투영되고 있다. 부산상고 인맥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국민은행이다. 지난 70년 부산상고를 졸업한 김정민 국민은행 부행장은 노조위원장 출신으로 2004년 11월 강정원 행장 부임과 함께 부행장으로 발탁돼 지금은 업무지원그룹을 맡고 있다.
국민은행에서는 김 부행장에 이어 이경호(73년 졸업) 동부산지역본부장, 팽진선(74년) 동부지역본부장, 최행현(75년) 신용카드마케팅본부장 등이 부산상고 출신이다. 우리은행에는 선환규 주택금융단장(69년)과 천정우(75년) 본부장이 부산상고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부산상고 인맥은 부산지역본부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데, 최고참인 최진익(68년) 본부장을 필두로 전영문(71년) 개인영업추진본부장, 손주열(74년) 서여의도2본부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상고에 맞서는 라이벌은 덕수상고. 오는 4월 출범하는 통합 신한은행의 부행장 보직에서 덕수상고 출신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통합신한은행에서 개인영업그룹을 맡아 영업전쟁을 지휘할 이백순 부행장은 71년 덕수상고를 졸업해 신한은행 창립때 합류, 동경지점장을 역임하는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공윤석(73년)과 허창기(74년) 부행장도 기업금융그룹과 여신심사그룹을 맡아 신한은행 내 두터운 덕수상고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 황중연(71년) 기업고객본부장과 최영석(74년) 강남1본부장도 그 뒤를 잇고 있다.
대구상고도 은행권에 탄탄한 인맥을 쌓고 있다. 국민은행에선 여원식(71년) 개인영업2그룹 부행장과 이달수(71년) 개인영업지원그룹 부행장, 장상락(76년) 대구지역본부장이 대구상고 인맥이다. 신한은행에는 김학주(71년) 개인영업추진본부장을 비롯해 5명의 본부장이 포진해 있다.
이처럼 상고 출신들이 은행권에 대거 약진, 방대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막강한 현장 경험이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상고출신은 초급 행원으로 입행해 처음 근무한 곳은 대개 영업점. 이들에게는 은행 영업의 ABC에 해당하는 당좌와 대부계 업무가 처음부터 주어졌다. 당시 본점의 주요 보직은 대졸 사원으로 채워지다보니 자연스럽게 영업점에서 이들이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많았다. IMF 경제위기를 거치면서 은행에서 영업력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영업점에서만 잔뼈가 굵은 이들의 경험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상고 출신 대표주자는 라응찬 신한지주 회장(선린상고)과 신상훈 신한은행장(군산상고). 통합을 앞둔 신한은행의 경우 최근 55년생 이후 지점장급 가운데 영업실적이 뛰어난 9명을 본부장으로 발탁했는데, 이 가운데 7명이 고졸 초급사원 출신이다. 이들은 공히 은행생활의 대부분을 일선 점포에서 보냈고, 우수한 영업실적을 냈다는 점이 인정됐다.
또 경제개발 연대에 우수한 인재들이 대거 상고에 진학한 것도 지금 은행권에 두터운 인맥이 형성되고 있는 배경이다. A은행의 인사부장은 “대학 진학률이 높지 않았던 70년대에 우수 인력의 상당수가 상고로 진학했다”며 “그들이 30년 가까이 은행에 종사하며 은행 발전의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상고 출신들이 선후배 사이에 똘똘 뭉치는 점도 성공 비결의 하나로 꼽힌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한때 덕수상고, 선린상고 등 명문 상고 선후배들이 끈끈한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는 점은 잘 알려진 사실”이라며 “이들이 재계는 물론 금융계에 고르게 포진해 인맥을 형성하고 있어 도ㆍ소매 영업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6/03/12 15: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