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심장부, 물에 잠기다] 주춤하던 채소·과일가격 다시 들썩 집중호우로 작황 부진, 수확·수송에도 차질… 무·배추 최고 70% 껑충 오현환기자 hhoh@sed.co.kr 조성진기자 talk@sed.co.kr 장마 이후 한동안 주춤했던 농산물 가격이 폭염과 폭우가 이어지면서 채소와 과일을 중심으로 다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봄에 냉해가 없었고 작황도 좋아 장마가 끝나면 안정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폭염과 집중호우가 되풀이되면서 생육환경이 나빠져 공급이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도 작황부진으로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7일 서울시농수산물공사에 따르면 장마 이후 주춤하던 농산물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다. 이날 가락시장 도매경매에서 10㎏ 배추(이하 상급기준)가 평균 7,796원에 낙찰돼 장마 이후 주춤했던 지난 19일보다 45.2%나 상승했다. 배추 가격은 장마 마지막 날인 16일 5,647원에서 사흘 만인 19일 5,369원으로 4.9%가량 하락하는 등 안정세를 보였다. 다른 채소들의 가격도 비슷한 양상이다. 무(알칼리 2㎏)는 27일 평균 2,750원에 낙찰돼 19일보다 22.2%나 올랐다. 특히 대파(1㎏)는 1,222원으로 19일 762원에서 60.4%나 급등했다. 다만 그동안 급등했던 적상추는 수요급감과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1만3,060원으로 70.8%나 떨어졌다. 농산물 소매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따르면 수박ㆍ참외 등 과채류 가격과 배추ㆍ무 등 채소류 가격이 19일에 비해 최대 70.3%까지 올랐다. 1,750원이던 무의 경우 27일 2,980원으로 70.3%나 치솟았다. 배추도 상품 품종에 관계없이 크게 올랐다. 배추 1망(3포기) 가격은 19일 6,200원으로 안정세를 보이다 27일 8,500원으로 2,300원이나 뛰었다. 8일 만에 37.1%나 상승한 것이다. 대파(1단)도 19일 1,400원에서 27일 1,700원으로 21.4%나 상승했다. 양파(3㎏)와 감자(1㎏)는 각각 3,900원, 1,980원으로 가격변화가 없었다. 장마 이후 안정세를 보이던 과일류 가격도 뛰고 있다. 가락시장 도매경매에서는 같은 기간 토마토(5㎏)가 1만419원에서 1만705원으로 2.7%, 참외(10㎏)는 1만7,348원에서 2만6,534원으로 52.9%나 상승했다. 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는 공급량 부족으로 토마토(4㎏)가 19일 1만1,900원에서 27일 1만4,900원으로 25.2% 뛰었다. 참외(3㎏ㆍ상자)는 9,900원에서 1만1,900원으로 20.2% 상승했다. 수박(8㎏)은 1만7,500원에서 400원 오른 1만7,900원에 거래됐다. 이처럼 농수산물 가격이 상승세를 타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봄까지만 해도 냉해가 없고 작황이 좋았지만 장마와 폭염ㆍ집중호우가 번갈아 나타나면서 작물이 자라는 데 나쁜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동수 서울시농수산물공사 과장은 "엽채류와 고랭지 채소가 많은 강원도와 수도권에 폭염과 집중호우가 번갈아 나타나면서 작물의 생육환경이 크게 악화됐다"며 "비로 인해 뿌리가 썩고 짓무름병도 나타나면서 당분간 상승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폭우로 수확ㆍ수송작업이 지장을 받아 공급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농촌경제연구원도 계속되는 비로 배추와 무의 작황부진이 지속돼 배추와 무 가격이 평년 동기보다 2배가량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바다' 서울 최악 사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