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갑신년의 주식투자

지난해를 돌이켜보면 수많은 투자가들의 희로애락이 스쳐간다. 지난해 종합주가지수는 620포인트대에서 810포인트대로 상승했다. 30%에 이르는 적지않은 상승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모든 투자자들에게 투자수익을 가져다주지는 않았다. 종목별 주가차별화가 심화됐고 이로 인한 투자주체별 명암이 엇갈린 결과이다. 지난 한해는 외국인투자가들의 시장 영향력이 그 어느 해보다 컸다. 무려 12조원이라는 금액을 투입해 주식을 샀다. 그 결과 삼성전자를 비롯한 거래소 업종 대표주들의 외국인투자 비중이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외국인들이 투자 비중을 확대한 종목들의 주가는 대부분 크게 상승해 큰 수익을 얻은 것으로 보인다. 비록 장의 주도권을 외국인들에게 내준 모습을 보였지만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성적도 양호했다. 주식형 펀드 수탁고가 정체현상을 보이기는 했지만, 펀드 수익률이 종합주가지수보다 대부분 우위를 보였음을 고려해볼 때 적어도 수익률면에서는 성공한 한해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부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종합주가지수 상승에도 불구하고 원금손실을 보는 등 투자실패를 호소하고 있다. 쉽사리 변하지 않는 대다수 개인투자자들의 투자패턴 탓이 아닐까 한다. 실패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패턴을 보면 몇 가지 공통점이 발견된다. 첫째, 주식에 대한 단기적 시각이다. 한 기업의 주가는 여러 가지의 요인으로 상승ㆍ하락한다. 단기적으로는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움직이기도 한다. 보통 이런 단기적인 주가의 움직임을 추종하다 보면 자신의 매매패턴이 흔들리게 되고 투자실패의 가능성이 커진다. 둘째, 기업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 없다는 점이다. 개인투자자들이 기관투자가에 비해 정보수집능력이 약한 것은 분명하지만 펀더멘털 측면의 접근 자체가 없다면 그것은 문제이다. 실적이 좋은 주식만 오르는 주가차별화가 올해에도 지속될 것임을 예상해볼 때 기업 펀더멘털 분석은 주식투자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다. 셋째, 위험에 대한 관리능력이 부족하다. 주식투자는 투자원금이 줄어들 수 있는 위험한 게임이다. 대박만을 추구하다 보면 위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지고 위험관리의 부재는 원금손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전년 큰 호황을 누린 수출 부문의 성장세가 올해에도 지속될 가능성이 커 보이고 부진했던 내수경기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전망에 따라 올해 주식시장도 상승할 가능성이 커 보이며 주식투자는 여전히 다른 투자수단보다 수익률면에서 양호한 투자수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주식투자는 보다 많은 수익을 위해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방법이다. 그러므로 현명한 투자자라면 성공투자를 위해 사전에 면밀한 투자계획을 세워야 할 것이다. 여러 가지 고려사항이 있겠지만 우선적으로 자신이 운용할 수 있는 주식투자 규모, 투자자금의 향후 사용목적, 투자운용기간 등을 정하고 이에 맞는 투자를 해야 한다. 또 직접투자를 할 것인지, 기관투자가에 맡기는 간접투자를 할 것인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직접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들에게 꼭 권고하고 싶은 것은 ▲기본에 충실할 것 ▲장기적인 안목을 가질 것 ▲투자종목에 대한 점검을 수시로 할 것 ▲부득이한 경우 실패를 최소화할 것 등이다. 너무 쉽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실제 주식투자에서 이를 실천하는 투자자는 매우 드문 것이 현실이다. 간접투자를 생각하는 투자자들도 점검해야 할 사항이 있다. 기관투자가가 운용하는 주식형 펀드는 투자기간, 주식편입비, 투자종목의 특성 등이 다양하기 때문에 자신의 투자목적에 맞는 펀드를 선택해야 한다. 자신의 투자목적에 맞게 여러 유형의 주식형 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주식투자에는 결코 왕도가 있을 수 없다. 일확천금도 없다. 그러나 펀더멘털에 근거한 우직한 중장기적 투자는 성공할 확률이 보다 높다는 것을 새해 주식투자를 준비하는 투자자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다. 새해에는 투자자들 모두 더욱 기본기에 충실한 정석 투자를 통해 성공의 열매를 얻기를 기원한다. <김호중 대한투자신탁운용 사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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