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전기차도 휴대폰처럼 판다
내년 하반기 출시 SM3 ZE, 차량만 팔고 배터리는 전기료와 묶어 분납초기 구입비 낮춰 시장 선점
맹준호기자next@sed.co.kr
내년 하반기 출시 SM3 ZE 보급 전략은 요금제 포함한 ‘원스톱쇼핑’ 방식
르노삼성자동차가 내년 전기자동차를 본격 판매하면서 휴대폰식 분납 제도를 도입한다. 휴대폰 사용자들이 월 사용료와 함께 단말기 값을 분납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을 전기차에 도입, 초기 구입 비용을 낮춰 공격적으로 시장을 열겠다는 전략이다.
17일 르노삼성차는 내년 하반기 부산공장에서 양산해 판매할 순수 전기차(EV)인 ‘SM3 ZE’의 배터리에 대해 휴대폰식 분납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판매 전략을 최근 확정했다고 밝혔다. ★관련 시승기 17면
EV인 SM3 ZE는 배터리가 핵심부품인 동시에 가격 부담도 가장 큰 부품이다. 전기차가 내연기관 차보다 훨씬 비싼 이유는 배터리 때문이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은 배터리는 빼고 차만 팔 수 있는 전략을 구상했다. 차값만 받고 차량을 팔되, 배터리의 소유권은 리스회사에 두고 고객이 월 전기 사용료와 배터리값 분납치를 리스회사에 매달 납부하게 하는 방식이다.
SM3 ZE의 가격을 6,000만원으로 가정하고 예를 들어보면 이렇다. 정부의 보조금이 이 가운데 3분의1인 2,000만원일 것으로 예상하면 나머지 4,000만원 중 대략 2,000만원은 차값, 그리고 나머지 2,000만원은 배터리 값이다.
휴대폰식 분납제도를 이용하면 고객은 기존 내연기관 차와 비슷한 수준인 2,000만원 선에서 차를 사게 된다. 배터리에 대해서는 충전 전기료와 함께 월 분납치를 매달 내면 된다.
이렇게 되면 고객은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한달 기름값과 전기차 배터리 분납치와 전기값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게 된다. 전기차 충전비용은 휘발유차 연료비의 8분의 1 수준이어서 배터리값을 분납치를 더한다고 해도 월 비용 면에서 전기차 쪽이 유리하다. 때문에 고객은 보다 적은 부담, 편한 마음으로 전기차를 선택할 수 있다.
배터리를 리스하는 국내 한 대기업 계열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사는 시내 곳곳에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하고 전기요금과 배터리값을 함께 요금제로 묶는 방식의 과금 방식을 운영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르노삼성은 차와 배터리뿐만 아니라 충전기, 보험, 중고차, 비상출동 등 전기차와 관련된 모든 것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쇼핑’이라는 판매 전략을 세웠다. ‘월박스’라고 하는 충전기를 구입자의 집 또는 사무실 주차장에 설치해 주고, 보험도 국내 보험사와 협력해 내연기관 차와 동일한 수준의 보험료를 받는 상품을 설계해 제공할 계획이다. 중고차 전문업체와 협력해 훗날 중고차 처리에 대한 보장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배터리 방전 등으로 출동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서도 협력사와 함께 긴급출동 프로그램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르노삼성은 회사에 전기차 전용 중앙서버를 마련하고 전체 SM3 ZE의 주행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커넥티드 서비스’를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주행 중인 모든 SM3 ZE와 통신하며 충전 필요 여부, 충전소 정보 등을 제공한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원스톱쇼핑 전략은 르노가 유럽과 이스라엘에서 이미 성공 경험을 쌓은 전기차 보급 전략”이라며 “한국에서도 같은 전략으로 성공을 거둬 전기차의 리더가 되겠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한국의 경우 영토가 좁고 대도시 위주 생활 패턴이 대세인데다 하루 60㎞ 미만 단거리 주행 운전자가 87%에 달한다. 프랑스 르노를 비롯한 세계 차 업계는 한국이야말로 전기차가 조기에 안착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르노삼성차 ‘전기차 원스톱쇼핑’ 전략
항목 전략 차량(배터리 제외) 기존 내연기관 차와 비슷한 가격으로 판매 배터리 전기료와 묶어 월 분납 시스템 도입 충전기 가정 또는 사무실 주차장 벽면 부착형 제품 설치 보험 내연기관 차와 비슷한 보험료 상품 개발해 제공 중고차 보장 프로그램 도입 모니터링 중앙서버 설치하고 각 차량과 통신하는 ‘커넥티드 서비스’ 비상출동 전국적인 출동 인프라 구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