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현·선물 대량 순매수… 왜?

미 FOMCㆍECB 통화정책 기대감…외국인 글로벌 리스크 완화에 베팅


불확실성 남아있어 추세 상승은 미지수

유럽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외국인들이 국내 시장에서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대거 사들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미국과 유럽에서 통화정책 등을 통해 경기 추가 부양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국내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사들이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3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8.20포인트(2.07%) 오른 1,881.99에 장을 마감했다. 이에 따라 코스피지수는 지난 26일 이후 나흘 동안 112.68포인트가 올랐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일제히 상승한 가운데 삼성전자(2.67%)ㆍ현대차(1.94%)ㆍ기아차(2.76%) 등 전기전자(IT)와 자동차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현대중공업(6.61%) 등 조선주들도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이날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현물과 선물을 대량으로 동시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이날 현물 시장에서 6,111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사흘째 순매수를 이어갔다. 최근 3거래일 동안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사들인 금액은 1조5,851억원에 달한다.

관련기사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도 강한 매수세로 돌아섰다. 이날 외국인 투자자들은 선물시장에서 7,843계약을 순매수했다. 금액으로는 6,083억원에 달한다. 이 때문에 7,188억원의 프로그램 매수가 들어왔다.

증시전문가들은 외국인의 선ㆍ현물 동시 순매수에 대해 유럽과 미국의 대형 이벤트를 앞두고 그 동안 국내 증시를 비관적으로 보던 시각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시그널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경기부양책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단기 지수상승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국내 증시의 단기 상승 모멘텀으로는 작용할 수 있지만 외국인의 추세적인 매수 강화로 보기 위해서는 글로벌 자금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것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중호 동양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최근 현물을 대거 사들이기 시작한 점을 보면 국내 증시를 비관적으로 보던 것에서 다소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뀐 것으로 보인다”며 “현물이 오르다 보니 그 동안 매도로 포지션이 쏠려있던 외국인들의 물량 청산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며 증시 상승을 부추긴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들이 최근 대형주를 중심으로 종목 선물에서 매도 포지션을 취했지만 최근 주가가 오르면서 미처 청산하지 못한 물량에 대해 손절매에 나섰다는 것이다. 선물 매도에 대한 손절매는 현물의 환매수가 된다.

이는 외국인들이 최근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지수 관련 대형주들을 대거 매수하는 데서도 알 수 있다. 외국인들은 최근 순매수를 이어온 3거래일 동안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7,939억원)ㆍ기아차(1,187억원)ㆍ현대차(1,060억원)ㆍLG화학(691억원)ㆍ현대모비스(638억원)을 집중 순매수했다.

이날 외국인 선ㆍ현물 동시 순매수에 의한 지수 반등에도 이 같은 흐름이 추세로 이어지기에는 아직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는 지적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선물시장에서는 기존에 어떤 포지션을 취했는지가 중요한데 그 동안 글로벌 리스크가 확대되며 외국인들은 매도에 높은 비중을 뒀었다”며 “그러나 정규 선물시장의 10분의 1수준인 야간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이 900계약을 순매수 하고, 이날 8,000계약 가까이 순매수 한 것은 어느 정도 글로벌 리스크가 완화될 것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그러나 “외국인들이 증시를 보는 시각이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글로벌 불확실성은 큰 상황이기 때문에 추세상승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종성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