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경제소사/6월28일] G7 권홍우 편집위원 1976년 6월28일, 푸에르토리코 수도 산 후안. 미국의 포드 대통령을 비롯한 프랑스ㆍ영국ㆍ독일ㆍ일본ㆍ이탈리아ㆍ캐나다 등 서방7개국(G7ㆍGroup of 7) 정상들이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산 후안 성명’으로 이름 붙여진 선언은 크게 세 가지를 담았다. ‘실업 감소와 인플레이션 회피, 지속적인 성장.’ 거창하고 추상적인 문구만 나열됐을 뿐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세부조항은 제시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산 후안 성명은 G7의 공식 출발점. 1975년 고유가에 공동 대응하자는 프랑스의 제의로 6개국 그룹(G6)이 결성됐으나 유럽의 독주를 우려한 미국의 추천을 받은 캐나다를 새로운 회원국으로 합류시켜 내놓은 첫 작품이 산 후안 성명이다. 세계 인구의 14%에 불과하지만 경제력은 56%를 차지하던 G7의 공식 출범 32년. 산 후안 성명은 성과를 거뒀을까. 적어도 ‘지속성장’이라는 측면에서는 기대 이하다. 그간의 성장이 거품에 의존했다는 분석도 있다. 수많은 파생상품으로 가지를 치며 호황에 일조했으나 정확한 피해규모조차 추정하기 어려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대표적이다. 부국과 빈국의 격차확대까지 감안하면 지구촌의 경제성적은 더욱 떨어진다. G7의 오늘날 구도는 더욱 복잡해졌다. 1997년부터 러시아가 합류해 G8체제로 바뀐 데 이어 중국이 G9를 주장하고 인도와 브라질도 국력에 걸맞은 대우를 요구하고 있다. 다음달부터 일본에서 열릴 G8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거론될지 주목된다. 대한한국의 좌표는 어디쯤 있을까. 대통령의 ‘747공약’대로라면 7대 경제강국으로 진입하는 바탕을 닦고 있어야 하는데 정부 스스로 공약을 고치는 상황이다. 환상을 가졌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환상의 대가로 치러야 할 후유증이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