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환銀 매각] 인수전 탈락 하나금융 활로는

국민은행이 23일 우선협상대상자로 확정되면서 외환은행을 인수해 국내 은행업계 2위로 도약하려던 하나금융지주의 꿈은 일단 무산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단자사(한국투자금융)로 출발해 보람, 충청, 서울은행을 차례로 인수하며 승승장구하던 하나금융으로서는 타격이 아닐 수 없다. 하나금융으로서는 만년 4위에서 벗어나 '리딩뱅크'에 다가서기 위해서는 외환은행 인수가 필수적이었다. 규모가 작고 외국인 지분율(약 80%)이 높아 외국 금융기관의 인수합병(M&A) 타깃이 되기 쉬운 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하나금융은 M&A의 '먹이'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 외환은행 인수에 필사적이었던 만큼 이번 실패로 허탈함이 클 수 밖에 없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그동안 제일, 한미은행 등 국내 은행 인수합병(M&A) 건이등장할 때마다 빠짐 없이 손을 대며 실패의 쓴 잔도 많이 맛봤다"면서 "실망하지 않고 다른 M&A 건으로 활로를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계에서는 우선 하나금융이 오는 27일 매각공고되는 LG카드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은 당초 외환은행과 LG카드 가운데 한곳을 인수한다는 방침 아래, 우선순위를 외환은행에 두고 인수를 추진해왔다. 또 외환은행 인수 여부와 관계 없이 하나은행의 카드 사업부문을 떼어내 별도법인화함으로써 카드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세워놓았다. 하나금융이 LG카드로 방향을 틀 경우 외환은행 인수전 참여를 통해 축적해온 전략적.재무적 협력자들을 상당부분 활용할 수 있는 만큼 유력후보로 부상할 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우리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한국씨티은행의 3파전이었던 LG카드인수전은 4파전 양상으로 확대개편돼 외환은행 인수전보다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하나금융은 이와함께 오는 2008년 민영화 예정인 우리금융에 대해서도 인수 검토에 나설 공산이 크다. 물론 하나금융보다 우리금융이 총자산면에서 40조원 가량 크지만 국내외 투자자를 동원하면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란 게 하나금융측의 이야기다. 하나금융은 이밖에 증권, 보험, 저축은행, 자산운용 등 비은행 부문을 강화해은행 일변도인 지주사 구조를 개혁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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