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 세계은행과 중국 국무원 산하 발전연구중심(DRC)이 공동 작성한 '중국 2030' 보고서에서 "중국이 경제개혁에 나서지 않으면 다른 개발도상국처럼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다가 아무 경고 없이 성장률이 급격하게 떨어지는 '중진국 함정(Middle-income trap)'에 걸릴 수 있음을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보고서의 전체 내용은 오는 27일 공개될 예정이다. 세계은행과 DRC는 중국이 그동안 보조금 지급 등 독점적 시장지배구조를 인정해온 국영기업의 역할을 축소해 사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개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중국 정부는 에너지ㆍ천연자원ㆍ통신ㆍ사회간접자본(SOC)뿐만 아니라 은행업에도 깊숙이 관여하고 있어 중국 내부에서조차 국영기업들의 산업독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또 국영기업들은 대규모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거나 부동산 개발을 위한 자회사를 늘려 부동산 거품을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WSJ는 "이번 보고서에서는 중국경제의 바탕을 이뤄온 국영기업 개혁 문제와 경착륙 우려, 국가보조금 손질 등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며 "중국의 권력교체를 앞둔 시점에서 민감한 경제 이슈를 다룬 만큼 차기 정권의 경제정책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차기 중국 총리로 유력한 리커창(李克强) 부총리가 작성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WSJ는 "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도 보고서의 목적을 직접 밝히기로 하는 등 보고서가 시진핑(習近平) 차기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정책 운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