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태 신임 한국은행 총재는 3일 "경제의 큰흐름에서 추세가 바뀌면 그 상황에 맞게 통화정책도 바뀌어야 하며, 상황에 적합한태도를 취하지 못하면 좋은 중앙은행 총재가 못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취임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일각에서 `강성' `매파' 등으로 평가하는 시각이 있다"는 질문에 답하면서 "통화정책에서 다소 매파적이라는 얘기가 있을 수 있지만 그때그때 상황으로 돌아가서 판단해야 하며, 상황이 달라지면 그에 적합한 태도를 취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러면서도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운 문제인데, 이 역시 경제의 큰 흐름에서 추세가 바뀌면 달라져야 한다"면서 "이러한 태도 전환의 시점을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 금통위원들과 한은 직원들이 적합한 정보를 수집, 고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80년대부터 전세계적으로 금융자유화가 진전되면서 중앙은행과 시장과의 관계도 상당히 달라졌으며 앞으로 언론을 통한 시장과의 대화에 대해서도 유념해서 한은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근 경기상황을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이 총재는 "작년 상반기부터 전반적인오름세를 보였고 하반기는 확장세가 상당히 빨라졌다"면서 "올해들어서는 확장의 속도가 달라질 수는 있지만 지난 몇달간 경기흐름은 당초 한은의 판단과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시장의 과열 문제에 관해 이 총재는 "통화정책은 기본적으로 안정화 정책이며 경제의 전부분이 안정을 유지하는지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안정을 판단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물가지만 부동산 가격 문제도 통화당국의 상당한 관심사임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50-60년대는 한은이 준정부적인 일을 했으나 지금 요구되는 중앙은행의 상은 다르며 21세기 첫 10년동안 한은이 어떤 역할을 해 나갈지에 초점을 맞춰한은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