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970원선도 붕괴…968.9원
97년 11월 4일 이후 최저치..추가하락 우려감 심화
원.달러 환율이 사흘째 하락세를 이어가며 970원선마저 힘없이 무너졌다.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이 올랐음에도 불구하고 이날 역외는 물론 역내에서도 달러화 매도물량이 쏟아짐으로써 최근 안정을 되찾은 듯 했던 외환시장이 다시 불안감에 휩싸였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에 비해 6.60원이나 급락한 968.90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50원 오른 979.00원에 시작한 뒤 장중 980원선을 회복하기도 했으나 오후장 들어 매도물량이 집중되면서 한때 968.00원까지 미끄러졌다.
이로써 원.달러 환율은 지난 23일 이후 사흘째 하락곡선을 이어가며 종가기준으로 지난 97년 11월 5일(969.80원) 이후 처음 970원대 아래로 떨어졌으며, 97년 11월4일(961.00원)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환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급락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계속 주식 매수에 나서면서 달러화 매도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역외와 업체들도 잇따라 달러화를 내놓고 있기 때문에 환율이 급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이날 삼성경제연구소가 올해 평균 환율이 960원에 그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은 것도 시장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외환은행 구길모 과장은 "증시에서 외국인 매수세로 인한 달러 물량이 외환시장으로 고스란히 들어오고 있다"며 "은행들이 일부 매수에 나서 버티고 있으나 하락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김용환 외환시장운용팀 부장은 "오전에 당국의 개입이 좀 있었던 듯했으나 오후에는 손을 쓰지 못한 채 970원선이 깨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특히 원.
엔 환율이 840원대 초반까지 떨어지면서 중소기업과 수출업체들의 타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서울환시의 수급상황으로 미뤄 원.달러 환율이 추가로 하락할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하나은행 조희봉 자금운용부 차장은 "매도 물량이 계속 나오고 있고 심리도 아래쪽을 더 내다보는 경향이 있어 생각보다 빨리 950원선으로 근접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오후 3시 15분 현재 원.엔 환율은 100엔당 8.68원 급락한 842.54원으로 850원 아래로 떨어졌으며, 엔.달러 환율은 0.35엔 오른 114.92엔에 거래되고 있다.
입력시간 : 2006/01/25 1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