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현대백화점 vs 중국 자본… 동부익스프레스 매각 2R

현대백화점 단독응찰로 무산위기에 빠졌었지만 中 자본 참여로 새 국면

경쟁할 수 있게 일정 연장

현대百과 협상도 계속

현대백화점(069960)의 단독 응찰로 무산위기에 빠졌던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이 중국자본의 전격적인 참여로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유력 인수 후보들이 모두 불참하면서 경쟁입찰 불성립 등으로 유찰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새로운 원매자의 등장에 매각 불씨는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

17일 동부익스프레스 최대주주인 디벡스홀딩스유한회사의 한 관계자는 "꾸준히 인수에 관심을 보여왔던 중국계 기업이 원매자로 나타났다"며 "현대백화점과 함께 경쟁할 수 있도록 매각 일정을 연장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매각이 무산될 것이란 얘기가 나돌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현대백화점이 본입찰에 참여한 만큼 인수조건을 검토하고 협상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본입찰에 단독으로 들어온 현대백화점과 중국계 기업의 인수 조건을 비교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적격예비후보(쇼트리스트)에 국내 유통 대기업과 자금력이 충분한 사모펀드(PEF)들이 총망라된 점에서 매각 작업을 다시 시작한다고 해도 흥행은 장담할 수 없다는 점도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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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디벡스홀딩스와 매각 주관사인 KDB산업은행과 크레디트스위스(CS)가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현대백화점-현대홈쇼핑 컨소시엄만이 단독으로 응찰했다. 현대백화점컨소시엄이 제시한 인수가격은 4,000억원 초반대로 알려져 최대 7,000억원대의 가격을 기대했던 현 최대주주에 실망스런 수준이다. 이처럼 가격수준만 놓고 봐도 현대백화점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하기는 무리였다.

디백스홀딩스 관계자는 "원점 재검토라기보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을 하는 데 기간이 연장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본입찰에 참여한 현대백화점과 중국자본의 조건을 함께 검토하고 협상해나갈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가격수준을 높이지 못하더라도 유찰보다 매각을 진행하는 편이 유리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지난해 5월 KTB PE와 큐캐피탈파트너스는 특수목적회사(SPC)디벡스홀딩스유한회사를 통해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100%를 인수했다. 당시 인수가격은 3,100억원. 4,000억원대에서 매각을 성사시키더라도 1년여 만에 30%가 넘는 수익을 얻게 된다. 만족할 만한 가격이 아니더라도 경쟁입찰 조건을 갖춰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편이 매각지연으로 오는 부담과 비용을 덜 수 있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매각을 원점에서 재추진할 때 들어가는 비용을 계산하면 중국 자본을 참여시켜 가격 협상 주도권을 갖고 본입찰을 유지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며 "매각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동부익스프레스 지분을 인수해 1년여 만에 30% 이상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면 괜찮은 투자"라고 평가했다.


송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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