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중소기업 유동성 종합지원대책’이 이르면 이번주 발표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28일 “관계부처 및 업계 간 협의를 거의 마친 상태”라며 “곧 당정협의를 거쳐 최종안을 이번주 중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키코(KIKO) 등 통화파생상품 손실 급증에 따라 위기에 처한 기업뿐 아니라 내수 부진 등으로 고전을 면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유동성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KIKO가 당장 현안이지만 현재 중소기업 전체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유동성 지원대책은 중소기업 업계 전반을 대상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은행 요청에 따른 맞춤형 보증 ▦카드 매출을 근거로 한 대출(네트워크론) 확대 ▦원자재 구매대금 특례보증 확대 ▦중소기업 채권단협의회 활성화 등을 검토하고 있다. 단 도덕적 해이 방지 등을 고려,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중소기업 범위를 특정 기업(예:우량 중소기업)으로 한정한다는 계획이다. ◇발표 임박한 중기 유동성 지원대책, 어떤 내용 담기나=정부는 우선 은행들이 중소기업을 평가한 뒤 보증기관으로부터 필요한 만큼 보증받아 대출을 해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은행 요청에 따라 정부가 맞춤형 보증을 한다는 의미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성장성과 회생 가능성을 가장 잘 판단할 수 있는 곳은 주 거래 은행”이라며 “은행이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대출보증을 요청하면 보증기관이 보증해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담보가 없거나 신용이 다소 떨어지는 중소기업들은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에서 먼저 대출한도와 보증금액이 적힌 보증서를 받고 나서 은행에 대출을 신청해야 한다. 이렇다 보니 신ㆍ기보 보증서가 있어도 일선 은행에서 대출을 거부하는 사례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또 소상공인이 신용카드 매출액을 근거로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네트워크론’을 확대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자금과 보증 지원을 대폭 늘릴 방침이다. 세부적으로는 현재 기업은행에서 시범으로 하고 있는 네트워크론을 다른 은행으로 확대하고 이 대출이 활성화되도록 부분 보증을 해주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보증 지원도 늘어난다. 우선 자재 구매대금의 대출에 대한 특례보증 등 보증기관의 보증과 정책자금의 지원 확대를 병행해 중소기업들의 자금경색을 풀어줄 계획이다. 기술신용보증기금은 올해 보증 규모를 11조원으로 5,000억원 늘리기로 했으며 신용보증기금은 연초 계획보다 1조원 많은 29조원의 보증을 공급할 예정이다. 두 기관의 보증이 1조5,000억원 더 늘어나면 중소기업들은 약 1조8,000억원을 추가로 대출받을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또 KIKO 피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출자전환이나 ▦대출 만기 연장 ▦KIKO 손실금 대출 전환 등을 해주는 방안 등 여러 안도 고심 중이다. 또 필요시 한국은행의 중소기업 총액대출한도 증액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어떤 중소기업이 혜택 받을까=정부의 지원대책 혜택은 특정 우량 중소기업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의 한 고위관계자는 “KIKO로 손해를 입은 기업에는 우량기업이 있는가 하면 비우량회사도 있다”며 “정부의 대책은 우량 중소기업 위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중소기업 지원은 성장성과 회생 가능성 등을 평가해 선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광우 금융위원장도 최근 “(KIKO는) 엄연히 사적 계약이므로 지원하더라도 합리적 기준과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 밝히는 등 선별적 지원에 나설 계획임을 명확히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신ㆍ기보 등이 정책 지원을 확대할 때 대출보증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무분별한 지원이 이뤄지지 않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또 중소기업 지원 대상을 선정할 때 여러 검토단계를 거쳐 비우량 중소기업은 배제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편 정부는 이번 중소기업 지원대책과 별개로 오는 10월에는 국책은행의 중소기업 금융 지원체계 개선안도 내놓을 예정이다. 중소기업청ㆍ기업은행ㆍ신보와 기보, 곧 설립될 한국개발펀드(KDF)까지 포함시켜 전반적인 중소기업 금융시스템을 새롭게 개편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