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47)씨는 약 2년 전 암보험에 가입했다. 최근 그는 대장암 판정을 받고 수술을 받았다. 보험에 들었던 것이 생각나 보험사에 보상을 청구했지만 보험사에서는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김씨가 보험에 들기 9일 전 병원에서 위염 진단을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소화기 계통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고지의무 위반이라는 것이다.
보험계약자는 보험사와 보험계약을 맺을 때 보험가입이나 보험료 책정에 중요한 사항에 대해서 미리 알려야 한다. 이를 ‘계약 전 알릴 의무’ 또는 ‘고지의무’라고 한다. 즉 ‘고지의무 위반’이란 이 같은 사항을 보험사에 통보하지 않은 것을 의미한다.
보통 계약자가 의무적으로 보험사에 알려야 하는 내용은 ▦가입자의 연령 ▦직업 ▦건강상태 ▦과거병력 ▦건물의 구조ㆍ종류 등이다.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인수할지 여부나 최소한 그 수준의 보험료로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판단되는 모든 사항이 여기에 포함된다.
중요한 것은 고지의무 위반일 경우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할 일이 생긴 뒤에라도 보험사가 계약자의 고지의무 위반을 알게 되면 보험금을 지급할 책임이 없어진다. 이미 지급한 보험금이 있다면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또 그 동안 불입한 보험료는 전액을 다 돌려주지만 상황에 따라 해약환급금 명목으로 일정 부분만 주게 된다. 물론 보험사가 계약자의 의무고지 위반 사실을 안 날로부터 1개월 안에만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등의 제약조건이 있다.
그만큼 보험을 가입할 때는 고지의무 위반에 해당할 사항이 있는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 고지의무는 보험계약이 성립하기 전까지 하게 돼 있으므로 자신의 과거병력과 병원진단 여부 등을 잘 살펴야 한다. ‘이 정도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고지의무를 어기게 되면 애써 납입해오던 보험이 아무런 쓸모가 없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