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한식 세계화에도 과학이 필요하다


최근 잇따라 들려오는 한류 소식이 반갑다. 유럽인들이 한국 대중가요에 열광하는가 하면 어린이들의 대통령이라 불리는 애니메이션 '뽀로로'는 해외 110개국에 수출될 정도로 인기라고 한다. 바야흐로 한국 문화 콘텐츠가 전세계를 호령하는 시대가 오는 것이 아닌가 해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다. 우리 문화 콘텐츠가 이처럼 각광받는 가운데 다른 한편으로 한식의 입지는 좀처럼 넓어지지 않는 것 같은 아쉬움도 있다. 한식 세계화는 지난 2009년 정부가 나서며 국민적인 관심거리로 급부상했고 정부는 물론 인기 예능 프로그램까지 한식 홍보에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2011년 현재 문화 콘텐츠만큼 성공적인 한식의 세계화 사례는 찾아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주요20개국(G20) 정상회담 때 멋지게 한식을 선보였으며 뉴욕의 타임스퀘어에 비빔밥 광고를 내는 등 지속적으로 한식을 소개하고 있지만 아직 효과는 미미하다. 물론 한 나라의 음식이 세계적으로 사랑 받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리는 것은 사실이나 노력의 방향을 달리한다면 충분히 가속도가 붙을 수 있지 않을까. 현재의 한식 세계화는 '홍보'에 큰 비중을 두고 있지만 단순히 열심히 알리기만 해서는 곤란하다. 가령 한국의 대표식품인 김치의 경우 발효식품의 특성상 포장과 유통이 매우 까다롭다. 이러한 음식을 컨테이너 박스에 실어 전세계로 보내고 각 유통점마다 배송 및 판매하는 과정은 수많은 연구자의 땀 없이는 불가능하다. 김치뿐만 아니라 신선한 제철 재료와 발효식품이 주를 이루는 우리네 음식을 그 맛 그대로 보다 위생적으로 전세계 소비자들의 밥상 위에 올려주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종가집 김치의 경우 전세계 40여개국으로 수출하기까지 여러 시행착오를 거쳤다. 발효로 인해 발생하는 가스를 제어하기 위한 가스 흡수제 개발, 김치의 진공포장 방법 특허획득 외에도 김치가 가장 맛있게 익은 기간을 연장할 수 있는 '류코노스톡 메센테로이드'유산균을 개발하는 등 각고의 노력이 필요했다. 한식이 세계화되기까지는 품질의 표준화 및 유통 안정성 개선을 위해 과학적인 접근이 필요함은 물론 표기법 통일 등 홍보 외에도 힘써야 할 부분이 많다. 활발한 한식 홍보와 더불어 다방면에서 적극적인 지지와 노력이 이뤄질 때, 한식이 진정 세계에서 꽃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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