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검증론 신경쓰이네"
여론향배 촉각…역검증론은 자제키로
이명박 전 서울시장 캠프는 19일 경제를 강조하고 있는 이 전 시장 본인의 행보와 달리 '후보 검증론'에 신경을 잔뜩 쓰는 분위기다.
이날 일부 언론에서는 이 전 시장의 각종 의혹 26가지를 집중 보도했다. 특히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은 이 과정에서 코오롱 그룹 계열사로부터 연간 5,000만원 가량을 받고 있다는 의혹과 관련, "1988년부터 19년째 코오롱 계열사의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월 400만~500만원을 받고 있다. 국회에 겸직 신고를 했고 세금도 제대로 내고 있다"고 확인했다. 이 부의장은 또 "선친이 일제 강점기 '쓰기야마(月山)'라는 일본 성으로 창씨 개명했고 이후 태어난 이 전 시장은 선친이 지어준 성을 한동안 썼다. 하지만 이는 먹고 살기 위한 것으로, 민족의 아픔이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측은 "뚜렷하게 문제가 되는 것은 없다"면서도 여론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전 시장은 대응을 피하면서 경남 마산을 방문, "경제 살리기는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팬클럽인 '명박사랑'도 후보 검증을 주장하고 있는 경쟁자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역검증론'을 자제하기로 했다.
박근혜, 검증공세 '호흡조절'
외부활동 자제…참모들과 현안 논의
박근혜 전 대표는 19일 국회 본회의 참석 외엔 이렇다 할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자신이 제기한 '후보 검증론'의 효과와 고건 전 총리의 중도 사퇴가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분석에 나섰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여의도 사무실에 들러 참모들과 이 같은 현안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 측은 최근 정국이 급격하게 흔들리고 있다고 보고 이 전 시장 추격전의 계기로 삼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표는 조직 정비를 마무리하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수도권 지역 공략에 나서기로 했다. 특히 캠프에서 현역 의원들을 2선으로 물리고 전문가 그룹을 전면에 배치해 정책 개발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역풍'에 대한 내부 경계도 나온다. 박 전 대표와 가까운 한 의원은 "여론 반전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지만 다음 행보가 더욱 중요하다"며 "검증론에 걸맞는 '내용'이 드러나지 않을 경우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을 뿐더러 나중에 문제점이 발견돼도 우리 쪽에서 비난을 받을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손학규 "한나라서 잘해줘야"
"대접 못받아 與러브콜 이어지는 것"
한나라당 대권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19일 여권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그렇기 때문에 한나라당에서 대접을 잘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대구 방문 이틀째인 이날 기자들과 만나 "손학규가 한나라당에서 대접을 받지 못해 자꾸 저쪽(여권)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것 아니냐"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외부에서 손학규게 한나라당에 맞지 않다는 말을 하는데, 내가 얘기하는 것이 한나라당에 맞는 것"이라며 "나만큼 한나라당을 의연하게 지키고 자랑스럽게 한 사람이 있느냐"고 강조했다.
이 같은 언급은 일단 당내 유력주자로서 이명박-박근혜 '투톱'에 비해 당내 관심이 상대적으로 덜한 상황에 대한 서운함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자신의 주가가 뛰고 있는 상황을 적극 활용, 한나라당 내부에서 공정 경선 관리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거나 '외연 확대론'을 제기하는 등 공격적 행보를 시작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