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날아오른' 에어버스, '추락하는' 보잉

보잉, 신형 엔진 개발 손 놓고 기존 모델 업그레이드 미루며 밀려

에어버스 'A320'

보잉 737

유럽 항공기업체인 에어버스가 최근 싹쓸이 수주에 나서며 미국 보잉의 콧대를 납작하게 만들어 세계 항공기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에어버스는 연료효율을 높인 신기종을 잇따라 선보이는데 반해 보잉은 변변한 업그레이드 모델조차 제대로 내놓지 못해 시장에서 철저하게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다. 19일(현지시간) 마켓워치는 영국 선데이 타임스의 보도를 인용, 에어버스사가 말레이시아 저가 항공사 에어 아시아에 A320기종 200대를 한꺼번에 납품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번 공급은 항공기 대수를 기준으로 할 때 단일 계약규모로 역대 최고 수준이며 계약 금액만 170억달러에 달한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오는 23일 파리 르 부르제 공항에서 열리는 파리 에어쇼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에어버스는 안방 파리에서 열리는 에어쇼에서 내친김에 추가 계약을 성사 시키고 새 항공기 엔진도 공개해 보잉의 기세를 꺾겠다는 각오다. 반면 달리 내세울게 없는 보잉은 조용히 행사장에 모습만 드러내는 굴욕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에어버스가 체결한 계약은 이뿐만이 아니다. 앞서 15일 필리핀의 세부 퍼시픽 항공과 인도의 고 에어 등 저가 항공사로부터 A320 기종 102대를 주문 받았고 이어 19일 스웨덴과 노르웨이, 덴마크 정부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 SAS 항공사와도 A320 차세대 버전인 A320 neo 30대를 납품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특히 SAS그룹은 기존의 보잉 737등을 처분하고 항공기 55대를 교체할 것이라고 발표해 보잉을 충격에 빠뜨렸다. 시장에서는 항공기업계의 최대 경쟁터인 파리 에어쇼가 에어버스의 축제의 장이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리서치 전문업체 제프리스는 “이번 파리 에어쇼에서 항공기 수주액이 560억~600억 유로에 이를 것”이라며 “이 중 에어버스가 전체 주문의 90%를 거머쥘 것이며 에어버스의 금년 총 주문량은 700대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통신은 파리에어쇼에서 에어버스가 A320 neo 기종에만 500대의 주문량이 몰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연이어 승전보를 울리고 있는 에어버스와 달리 보잉의 처지는 초라하기 짝이 없다. 에어버스처럼 떠들석한 항공기 주문건도 들리지 않은데다 특별히 새 기종 발표도 예고에 없기 때문이다. 보잉은 이번 에어쇼에서 737모델 업그레이드 버전을 공개하는 것 이외에는 별다른 행사가 없다. 특히 블룸버그통신은 “에어버스가 A320 neo기종에 제너럴일렉트릭(GE)이 개발한 연료효율 엔진을 장착하면서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반면 보잉은 새 엔진 개발을 미루면서 고객들에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보잉은 기존 모델 업그레이드 계획도 별다른 이유 없이 미뤄왔다”며 “이번 에어쇼에서 에어버스의 잔치를 물끄러미 구경할 처지에 놓였다”고 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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