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자격시험문제가 무더기로 사전 유출됐으며한국전기안전공사 직원 상당수가 유출된 문제를 미리 풀어보고 자격증을 취득한 사실이 드러났다.
대전지검 특수부는 25일 돈을 받고 시험문제를 몰래 빼내 유포한 혐의(뇌물수수등)로 한국산업인력공단 임모(53) 부장을 구속했다. 또 유출된 문제를 풀어본 뒤 자격증을 딴 혐의(위계공무집행방해)로 전기안전공사 임모(51) 팀장 등 전현직 공사 직원 7명과 철도청 공무원 김모(51)씨를 구속했다. 아울러 지난 5월 공인중개사 자격시험문제 사전유출사건 수사 때 구속된 전기학원장 오모(48)씨 등 5명에 대해서는 이번 사건 연루혐의가 추가됐다.
검찰에 따르면 임 부장은 2001년 2월 자신이 관리하는 공단 금고에 보관돼 있던 전기기사 1차 시험문제를 꺼내 메모지에 옮겨적은 뒤 오씨에게 건네주고 대가로 50만원을 받는 등 모두 3차례에 걸쳐 600만원을 받고 자격시험문제를 유출한 혐의다. 또 임 팀장 등은 1회당 200만~300만원을 내고 2001년 9월 제37회 전기기사 1차시험부터 이듬해 12월 제38회 전기기사 2차 시험까지 3-9차례에 걸쳐 산업인력공단에서 유출된 각종 자격시험문제를 풀어본 뒤 응시해 자격증을 취득한 혐의를 받고있다.
검찰조사 결과 시험문제가 유출된 자격증 분야는 전기기사와 전기공사기사, 전기공사산업기사, 소방설비기사, 철도신호기사, 전기철도기사, 토목기사, 공인중개사등 모두 8종이며 이들 자격증을 모두 딴 사람도 있었다. 또 이번 사건에 연루된 자격증 취득자는 모두 100여명으로 전기안전공사 전ㆍ현직 직원이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이 가운데는 이사급인 박모(59)지역본부장도 포함됐고 자격시험문제 유출의 중심인물 오씨가 운영하던 전기학원은 합격률이 월등히 높아 `쪽집게 학원`으로 이름났다. 검찰은 산업인력공단이 관리하는 다른 자격시험문제도 유출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