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동십자각] 행정특별시와 행정타운

우현석 정보산업부 차장

[동십자각] 행정특별시와 행정타운 우현석 정보산업부 차장 우현석 정보산업부 차장 행정수도특별법 위헌결정 이후 여야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이해찬 국무총리는 지난 25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헌재 결정의 법적효력을 인정한다”며 헌법재판소의 행정수도특별법 위헌결정 이후 격앙된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듯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부ㆍ여당은 ‘청와대와 국회ㆍ대법원을 제외한 행정부와 주요 기관을 충청권으로 이전하는 행정특별시 건설을 대안 중 하나로 검토하고 있다’는 설을 흘리며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헌재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 행정수도 이전을 결사 반대하던 야당도 갑자기 분위기가 돌변했다.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국회에서 특별법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 국민에게 유감을 표명하더니 이제는 한 술 더 떠 충청 지역에 행정타운 건설을 제안하고 나섰다. 패닉 상태에 빠진 충청 지역 민심을 달래기 위한 방편임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현재 여야의 분위기만 놓고 보면 개헌을 해서 행정수도를 이전하는 것도 어려울 것 같지는 않다. ‘이러다가는 혹시라도 신행정수도건설특별법에 대한 헌법소원 청구인단과 대리인으로 나섰던 변호인단만 바보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때문에 행정수도 이전과 관련한 이 같은 정치권의 움직임은 아무리 예쁘게 봐주려고 해도 사회의 상식에 반하는 컬트와 코미디 이상은 아니다. 행정수도 이전을 놓고 여야가 죽기 살기로 싸우다가 ‘설마…’하던 결정을 헌재에서 내려버리니 ‘앗 뜨거워라’며 충청권 표심을 달래는 꼴이다. 아무리 목에 힘을 줘도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정치권은 그나마 욕을 덜 먹으려면 이제라도 위헌결정이 몰고올 파장의 최소화에 힘을 모아야 한다. 행정수도 이전 무산에 따른 구체적 대안을 수립하고 수도이전 관련 예산 62조원을 재편성해야 한다. 또 지난 8월까지 충남 지역 1만5,800여 가구의 아파트분양 사업승인을 받은 건설업체들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부동산 담보대출이 부실화할 경우 현실로 나타날지도 모르는 금융권 줄도산 대책도 수립해야 한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보다 친일과거사청산특별법ㆍ언론개혁법ㆍ국가보안법ㆍ사학법 개정 등 4대 개혁법안의 위헌 여부에 대한 헌법소원 얘기가 또 나도는 것은 또 무슨 날벼락인지…. 우리나라 정치인들이 그 화수분 같은 스태미나를 절반만이라도 경제 회생에 안배해준다면 경기회복은 당장이라도 가능할 것 같은 생각뿐이다. 입력시간 : 2004-10-27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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