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특별기고] IMF극복, 은행역할 되찾기부터...

09/16(수) 17:38 아세아·태평양 변호사협회장 李丙昊 며칠전 손아래 친지로부터 울분에 찬 전화를 받았다. 내용인즉 1997년 IMF전에 은행원이 직장으로 찾아와 필요하실테니 마이너스 통장을 하나 만드시라고 누차 권유하여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통장을 개설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권유가 한 은행에서만 있었던 것이 아니고 여러 은행에서 권유하여 그때마다 아무 생각없이 통장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던 것이 IMF가 닥치고 신용경색이 시작되자 이제는 은행에서 언제 봤냐는 듯이 마이너스 통장를 모두 갚으라고 하니 한꺼번에 많은 돈을 어떻게 갚느냐는 장탄식이다. 거기에다 이미 쓴 돈에 대한 이자도 많게는 20% 이상을 꼬박꼬박 지출하다보니 마이너스 통장에서 이자돈이 빠져나가 오히려 빚만 잔뜩 지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한마디로 그동안 고율의 이자를 꼬박꼬박 챙기다가 만기가 되자 상대방의 형편은 생각도 않고 무조건 갚으라고 독촉이니 은행이 해도해도 너무 한다는 것과 봉급자로서 궁여지책이 나올 수 없다는 하소연이었다. 그동안 신문기사를 보면 은행은 고율의 이자로 중소기업과 기계에 많은 짐을 지우고 있음은 물론 그나마 꼭 필요한 자금대출도 회피하여 부도위기에 몰리는 기업이 하나둘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특히 수출지상주의를 표방하는 IMF비상체제에서 수출산업체의 필요자금도 외면한다는 기사는 너무 지나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은행은 물론 돈이 떼일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대출을 기피할 수 있다. 거기에 BIS비율을 맞추다 보니 자금 여유가 없다는 것도 이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은행은 어디까지나 여신과 수신을 균형맞추어 운영하는 데서 비로소 은행 본연의 역할을 다하게 되는 것이다. 그와 반대로 수신금리는 싸고 여신금리는 비싸다고 한다든가 중소기업과 가계는 파산지경에 이를 정도로 돈가뭄에 허덕이는 반면 5대 재벌에는 돈이 넘친다고 할 때 그것은 분명 은행이 자기 구실을 하지 못하는 모럴해저드로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본다. 온몸의 피가 신체 골고루에 순환될 때 비로소 신체의 건강은 있게 된다. 마찬가지로 건강한 국가경제의 골간은 바로 정상적이고 균형을 유지하는 은행의 역할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생각하고 하루빨리 은행이 자기 본연의 역할을 다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바란다. 그때 비로소 우리 경제는 탄탄한 기반위에서 선 채 IMF체제를 쉽게 극복할 수 있는 가능의 현실로 다가오리라 생각한다. <<연중 영/화/무/료/시/사/회… 일간스포츠 텔콤 ☎700-9001(77번코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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