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지난 1999년 설립 이래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한 부원장보가 등장했다. 정연수(50ㆍ사진) 공시ㆍ자본시장조사담당 부원장보는 지난 10일로 3년 임기를 마쳤지만 그동안의 공적과 금감원 안팎의 신망에 힘입어 임기를 연장하게 됐다. 정 부원장보는 금감원 출신이 아니라 검사(사법고시 26회) 출신. 2008년 6월 김종창 전 금감원장이 본부장제 조직체제를 도입할 때 영입됐다. 그의 연임을 결정한 금감원은 "사법당국과 공조해 자본시장 불공정거래를 바로잡고 조사업무의 선진화를 추진하는 등 조사기능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직원들의 두터운 신임을 연임 배경으로 꼽는다. 정 부원장보가 자본시장조사본부장으로 영입될 당시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이었지만 현재 이 본부는 직원들이 가고 싶어 하는 주요 포스트로 꼽힌다. 조사업무를 담당했던 한 직원은 "정 부원장보가 2~3주에 한번씩 편지로 직원들에게 자부심을 가지라고 요구했다"며 "(그는) 모든 업무에 적극적으로 임하는 솔선수범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직원들 결속력을 높이려는 노력도 상당했다. 자본시장조사본부는 금감원 정기 체육대회에서 축구경기 단골 우승부서가 됐을 정도다. 정 부원장보의 일 처리에 대한 신망 역시 대단하다. 지난해 11월 옵션사태가 발생했을 때 도이치뱅크 홍콩지점에 대규모 조사역을 급파하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으며 불공정거래 조사에 선진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서면으로 관리했던 조사 자료를 모두 전산 처리해 업무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높인 것이다. 20억원 예산이 투입된 이 시스템은 2년간의 개발작업과 올 상반기 테스트 작업을 거쳐 오는 7월 가동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