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코리아그랜드세일 존재의 이유

이경희 한국방문위원회 홍보마케팅 팀장


'2014 코리아그랜드세일'이 지난 3일부터 2월16일까지 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올해로 4회째인 이 행사는 참여업소가 지난 3년간 1만2,000여개에서 2만8,000여개로 증가했고 이에 따라 전체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와중에 최근 제기된 "할인율이 10%도 안 돼 흥행이 어렵다"는 주장에 지나친 감이 있어 여기서 지적하려 한다.

논지는 홍콩 '메가세일'이나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에 비해 할인율이 낮다는 것이다. 1년 중 가장 관광 비수기인 1~2월 외래 관광객 유치를 위해 기획된 행사라는 취지는 관심 밖이다.


코리아그랜드세일은 쇼핑을 매개로 다양한 관광업종이 어우러지는 쇼핑관광축제다. 유통 측면에만 초점을 맞춘 메가세일이나 블랙프라이데이와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근본적인 차이는 유통구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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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가 적용되지 않는 홍콩의 경우 그만큼 가격을 낮출 수 있고 상품생산과 유통이 분리된 미국은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재고떨이 행사를 실시할 수 있다. 반면 한국에는 생산과 유통을 같은 기업이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할인판매도 홈쇼핑이나 아웃렛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한꺼번에 가격을 떨어뜨리는 경우는 드물다.

물론 주요 유통가의 연말 세일이 시작되는 12월부터 코리아그랜드세일을 실시, 큰 폭의 할인 이벤트를 제공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쇼핑부문에만 한정돼 방한 비수기 외국인 유치를 위해 참여하는 호텔이나 항공 등 다른 관광업종과는 시너지를 내기 힘들 수도 있다.

코리아그랜드세일은 이제 막 걸음마를 떼는 어린아이와 마찬가지다. 정부와 민간이 함께 고민하고 보조를 맞춤으로써 관광수지 적자를 줄이고 내수를 활성화하는 두 가지 역할을 다하도록 하자. 단순 유통 측면에서가 아니라 융복합 관광콘텐츠로서 인식하는 시선이 더해질 때 이 행사가 명실상부 아시아를 대표하는 쇼핑관광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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