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서히 움트는 경기회복세가 본격화할지는 설비투자가 살아나느냐 여부에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경제지표가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상황에서도 유독 설비투자는 호전이 더디게 이뤄지고 있는 탓이다.
우리나라의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 1ㆍ4분기 현재 전 분기 대비 2.6% 증가하면 플러스로 반전됐으나 2ㆍ4분기에는 도로 마이너스(-0.2%)의 감소세로 되돌아왔다. 물론 전년 동기 대비로 하면 1ㆍ4분기보다 2ㆍ4분기의 설비투자 감소세가 축소(-11.9%→-4.6%)됐지만 5분기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샀다.
소비와 수출 등 주요 지표가 호전되고 있음에도 정부가 경기회복세라는 말을 공식적으로 꺼내들지 못하는 배경에는 부진한 설비투자 흐름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 기계수주 등의 일부 지표는 하반기에 개선되고 있지만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좋지 못하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투자전망을 쉽게 낙관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의 심리지수가 좋지 않다 보니 설비투자 성적이 신통치 않은 것 같다"며 "대기업마저도 투자를 계획보다 늘리기는커녕 기존 계획한 규모만큼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결국 기업들이 움츠러든 투자심리를 펼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심리적 경기부양'을 하는 것이 핵심과제라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재계와 회동하면서 경제민주화보다는 경제 살리기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한 것은 투자를 이끌어내는 데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며 "남은 과제는 이 같은 박 대통령의 메시지를 정책당국이 규제완화 등을 통해 실천하는 일"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