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통한의 3위''18번홀 버디퍼팅만 성공했어도...'
박세리(23·아스트라)가 통한의 막판 퍼팅 미스로 대회 3연패 문턱에서 주저 앉고 말았다.
1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실베이니아의 하이랜드 메도우스GC(파 71·6,319야드)에서 끝난 미국 LPGA투어 제이미 파 크로거클래식(총상금 100만달러·
우승상금 15만달러)에서 박세리는 합계 9언더파 275타로 3위를 기록했다. 우승자인 아니카 소렌스탐과 연장전에 나섰다가 패한 레이첼 헤더링턴에 불과 1타 뒤진 성적이다.
특히 5타나 뒤진채 마지막라운드를 시작한뒤 무서운 상승세로 15번홀까지 공동선두로 치고 올라섰던 터라 막판 퍼팅 부진의 아쉬움이 더욱 컸다.
하지만 박세리는 이 대회에서 끈질긴 승부욕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샷 감각을 발휘해 정상급 골퍼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장정(20)은 이날 4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6언더파 278타로 공동 5위까지 올라 LPGA 데뷔 후 최고성적을 거뒀다.
또 상금 3만5,895달러를 추가하며 상금 합계 7만6,000여달러로 랭킹 90위권 내에 진입, 내년도 풀 시드 확보의 전망을 밝혔다. 박희정은 6오버파로 공동58위, 펄신과 제니박은 각각 68위와 74위에 그쳤다.
▣막판 4개홀의 퍼팅미스=13번홀부터 리더보드에 공동선두로 이름을 올린 박세리는 15번홀(파4 ·367야드)에서 단독선두의 기회를 잡았다. 2㎙짜리 버디퍼팅. 그러나 스트로크가 강해 볼이 홀을 돌아 나오고 말았다.
16번홀(파4 ·390야드)에서 홀 6㎙거리에 볼을 붙여 다시 한번 단독선두를 노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볼이 2㎙나 지나가 버렸고, 똑바로 밀어준 파 퍼팅이 오른쪽으로 휘어 홀을 외면하면서 보기가 됐다. 사실상 3연패가 물거품이 된 결정적인 미스였다.
마지막 홀(파5·532야드)에서도 기회는 있었다. 1.8㎙의 비교적 손쉬운 버디퍼팅이었지만 이번에도 단번에 홀인하지 못한채 파로 경기를 마쳤다.
이후 스코어카드를 접수하던중 소렌스탐과 헤더링턴이 10언더파로 연장전에 나선다는 소식을 들은 박세리는 마지막 버디퍼팅 실패가 『내 우승을 가로막았다』며 아쉬워했다.
▣그래도 박세리는 정상급=5타차 역전, 그것도 소렌스탐을 제치는 일은 처음부터 힘겨워 보였다. 그러나 박세리는 13번홀까지 5타차 역전은「충분히 할 수 있는 일」임을 증명했다.
특히 아이언 샷 감각이 좋아 13번홀까지 티샷 미스가 4번이나 됐지만 보기를 1개도 하지 않았고 버디는 5개 기록했다.
2번홀(파3 ·162야드)에서 2㎙버디로 상큼하게 출발한 뒤 4번홀(파4 ·366야드)에서 9번 아이언으로 홀에 2.5㎙에 볼을 떨궈 버디를 추가했고 8번홀(파3 ·132야드)에서는 9번 아이언 티샷후 2㎙ 버디를 보탰다. 10번홀(파4 ·369야드)에서도 2㎙ 버디를 기록했다.
갤러리들이 가장 흥분한 홀은 13번홀(파4 ·330야드). 핀 117야드 앞에서 피칭웨지로 올려친 볼이 홀 50㎝에 떨어져 가볍게 버디로 연결됐고 박세리는 공동선두가 됐다.
▣장정의 분투=대기멤버였다 막판에 한 선수가 포기하는 바람에 합류하는 행운을 맞았던 장정은 이날 최상의 퍼팅감각을 과시하며 총퍼팅수 23개를 기록했다. 1퍼팅이 10개, 9번홀에서는 칩샷이 홀인되기도 했다. 장정은 평균퍼팅 29.27개로 LPGA퍼팅순위 10위를 달리고 있다.
▣소렌스탐의 부활=소렌스탐은 연장 첫 홀에서 가볍게 버디를 잡아 헤더링턴을 물리치고 15만달러의 우승상금을 차지했다. 또 이번 대회 우승으로 「캐리 웹 가로막기」에 성공하며 「올해의 선수」와 「다승」부문 순위 다툼에 불을지폈다.
시즌 초 3월 나비스코 선수권까지 9개 대회에서 무려 4승을 챙긴 웹에게 일방적으로 밀렸던 소렌스탐은 3월 서클K클래식에서 시즌 첫승을 챙긴뒤 퍼스타클래식(5월), 에비앙마스터스(6월)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차근차근 승수를 쌓아 결국 다승부문 공동선두에 자리잡았다.
이에따라 앞으로 하반기대회동안 웹과 소렌스탐의 치열한 랭킹 다툼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영기자 EAGLEK@SED.CO.KR
입력시간 2000/07/10 18:10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