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초대형정·관계 로비 리스트 쏟아지나" 촉각

저축은행 비리를 수사하는 정부 합동수사단이 정식 출범 하루 만인 23일 7개 저축은행을 전격 압수수색하자 검찰 주변에서는 조만간 부산저축은행에 이은 또 다른 초대형 로비 리스트가 쏟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합수단이 이들 7개 저축은행 본점 등에서 압수한 자료를 검토한 뒤 불법대출 등의 혐의가 있는 은행 경영진 등 관련자를 차례로 소환하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머지않아 비리와 연관이 있는 금융권과 정ㆍ관계 인사들이 참고인 또는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문턱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합수단은 이들 7개 은행 주요 경영진과 대주주 중 일부에 대해서는 이미 법무부를 통해 출국금지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메가톤급 로비 리스트 쏟아지나=지난 18일 영업이 정지된 토마토ㆍ제일ㆍ제일2ㆍ프라임ㆍ에이스ㆍ대영ㆍ파랑새 등 7개 저축은행의 부실 원인은 대부분 불법대출이다. 검찰은 이들 저축은행이 현행 법규를 어기며 부당한 대출을 하거나 이 사실을 금융감독 당국에 감추는 과정에서 부산저축은행 비리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박태규씨와 같은 거물급 로비스트를 동원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부산저축은행은 물론 삼화ㆍ보해 등 부실 저축은행 대다수가 퇴출을 막기 위해 거물급 로비스트를 동원해 구명 로비에 전력을 기울였던 사례에 비춰볼 때 이들 7개 저축은행도 금융감독 고위당국자나 정치권 실세에 금품 공세를 퍼부었을 공산이 크다. 실제로 검찰 주변에서는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 외에도 현 정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인사 2~3명과 현직 정치인 4~5명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합수단의 저축은행 비리 2라운드 수사가 본궤도에 오르면 의혹의 인물들은 물론 새로운 로비 리스트가 수면 위로 떠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검찰 안팎의 관측이다. ◇금융감독 당국 고위층 비리 연루도 조사=검찰은 이들 7개 저축은행이 로비를 벌였을 경우 금융감독 당국 고위층에 가장 먼저 접근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로비스트 박씨의 경우 최근 검찰 조사에서 부산저축은행 검사를 완화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감원 고위급 인사에게 거액의 금품을 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동안 부산저축은행 로비 의혹 등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금융 당국 고위층의 여러 비리 혐의에 대해 상당한 자료와 첩보를 축적한 만큼 이번 7개 저축은행 압수수색 자료를 통해 추가 증거가 확보되는 대로 혐의 관련자들을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대검 중앙수사부는 이날 김 전 홍보수석에 대해 박씨로부터 구명 청탁과 함께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수석은 청와대 기획관리실장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박씨로부터 부산저축은행그룹 구명 청탁과 함께 상품권ㆍ골프채 등 1억원 안팎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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