핌 베어벡(51ㆍ네덜란드) 감독이 한국축구대표팀 사령탑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베이징올림픽 최종예선이 임박한 가운데 대한축구협회는 차기 감독을 놓고 다시 심각한 고민에 휩싸이게 됐다. 베어벡 감독은 29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인도네시아 팔렘방에서 일본과의 2007아시안컵축구 3-4위전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경기 소감을 말하기에 앞서 “계약기간은 내년 8월 베이징올림픽 때까지 남아있지만 대한축구협회에 일본전을 마지막으로 계약을 끝내겠다고 이미 통보했다”고 밝혔다. 대회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베어벡 감독은 “일본전을 치르기 전 축구협회에 사임 의사를 밝혔고 그들도 동의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6월말 독일월드컵 뒤 계약 만료된 딕 아드보카트 감독의 후임으로 7번째 외국인 감독으로 취임했던 베어벡은 13개월 만에, 그리고 계약을 1년 남겨두고 스스로 중도 하차를 택했다.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한 외국인 감독 중에 가장 짧은 재임기간이다. 움베르투 코엘류(포르투갈), 요하네스 본프레레(네덜란드) 감독은 14개월간 지휘봉을 잡았다. 아시안게임과 아시안컵 우승, 베이징올림픽 8강 이상 등을 다짐했던 베어벡 감독은 아시안게임 4위, 아시안컵 3위에 그치고 특히 이번 아시안컵에서 비난이 일자 사임을 결심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베어벡 감독은 A매치 6승6무5패(승부차기 2승1패 포함)를 기록했다. 축구협회는 베어벡 감독과 대표팀이 30일 오전 귀국한 뒤 조만간 기술위원회를 소집해 향후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베어벡 감독이 중도 사퇴할 경우 당장 8월22일부터 시작되는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올림픽대표팀을 지휘할 대체 사령탑을 찾는 게 급선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