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분기별 배당과 주가변동/유시왕 동서경제연 소장(특별기고)

◎1년에 한번 지급 기업내용 왜곡/제도개선통해 ‘냄비장세’ 막아야주가의 급등락을 방지하고 장기투자를 유인하는 가장 훌륭한 수단은 배당금 지급 방법을 개선하는 것이다. 배당금은 주주에 대한 보상과 함께 기업내부정보를 외부에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한국의 경우 1년에 한번만 배당금을 지급하므로 주식 투자의 목표가 시세차익일 수 밖에 없으나 채권의 이자지급처럼 보다 자주 배당을 지급하면 주가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 미국의 경우 매월 배당을 지급하는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 대다수 기업이 분기별 재무제표공시후 분기별 배당을 지급한다. 우리도 앞에서 지적한 분기별 재무보고서제도와 아울러 분기별 배당금 지급제도를 도입하면 배당형태와 기업내용이 주가에 그대로 반영돼 루머나 작전에 의한 주가 조작 가능성을 줄이고 시세차익 목적의 단기투자를 안정적 장기투자로 바꿀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증시는 올 2·4분기들어 금리하락, 엔화강세, 경기회복 기대에 힘입어 기조적인 상승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년간의 장기 하락국면에서 한국 기관투자가들은 엄청난 주식 평가손과 매매손으로 인해 심하게 멍들었으며 개인투자자들도 재산 손실을 입고 증시를 떠났다. 한국 증시가 장기적으로 큰 폭 상승과 하락을 보이며 증시 참여자 모두를 힘들게 하는 이유는 우리 경제가 호황과 불황사이를 극단적으로 움직이는데 있지만 우리 증시제도의 비효율성도 큰 몫을 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한국증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주가의 변동이 미국 등 선진국이나 홍콩, 싱가포르 등 경쟁국과 비교할 때 지나치게 커서 「냄비장세」라 불리는데 있다. 우리증시는 시가총액대비 거래대금 연회전율이 선진증시의 두배가 넘는 1백20%에 달하고 있다. 증시가 장기투자목적의 건전한 저축장소라기보다는 단기시세차익 획득을 위한 투기장소로 변질된 것이다. 선진국의 경우 연기금, 보험등 대규모 자산을 바탕으로 장기적인 주식보유를 목적으로 하는 기관투자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반면 한국은 기관투자가 수익 절대부족과 기관화 과정의 문제점으로 인한 자산구조의 부실화로 기관투자가의 기능이 상실됐다. 한국증시가 앞으로 건전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첫째, 상장기업 스스로 수익력을 높여야 하고 둘째, 과다한 주식공급을 억제하고 셋째, 연기금·신설투신 등 신규 기관투자가의 적극적인 육성이 요구되며 넷째, 증시참여자의 투자패턴을 단기 시세차익 목적에서 중장기 투자로 바꾸어야 한다. 특히 냄비증시의 치료약인 네번째 대책 즉 선진증시로 향하는 지름길인 장기투자 패턴확보를 위해 배당제도 개선등에 대한 보다 심도있는 검토가 요구된다. 또 단기투자 패턴을 시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루머와 작전에 의해 주가가 급등락하는 현상을 막아야 한다. 즉 공시제도를 개선해 주식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기업내용을 공평, 신속, 정확하게 투자자에게 제공하여 주가가 기업의 가치를 올바르게 반영토록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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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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