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서울경제TV] 원/달러 환율 1,200원 간다”… 증시에 약될까 독될까

IT·자동차등 수출주에 호재… 외국인 증시이탈 우려도

최근 급등한 원/달러 환율이 1,200원대까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과 국내 증권사들이 원/달러 환율 전망치를 줄줄이 상향 조정하고 있으며 내년에 1,250원 수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원화 약세(원/달러 환율 상승)는 그동안 환율 부담으로 타격을 받은 수출주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 매도를 부추겨 증시 수급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화 약세 흐름은 주요 수출업종의 투자심리를 개선하는 호재로 꼽힌다. 김효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기지표 개선세가 유지되고 있어 달러화 강세 기조가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며 “미국 경기개선에 따른 달러 강세 분위기를 고려하면 대미 수출 규모가 큰 자동차와 선박, 전자제품 등 업종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원/달러 환율이 10% 오르면 현대차와 기아차의 순이익이 각각 7%, 10% 증가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현대차 주가는 지난 21일 7.26% 급등해 원화 약세 효과를 톡톡히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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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전문가는 원화 약세 기조가 이어지면 주식 투자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에 따라 중소형주에서 대형주로, 내수주에서 수출주로의 시장 주도권이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보기술(IT)과 자동차, 화학 등에 대한 저점매수 전략을 추천했다. 그는 또 “패션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 업체와 중국 관광객 관련주 등 원화 약세가 영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업종, 보험과 방위산업 등 환율 변수와 무관하게 움직이는 업종에도 관심을 둘 만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단기적으로 원화 약세가 국내 증시에서 환차손 우려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하는 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달에만 1조3,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또 원화 약세만으로 국내 대형 수출기업의 본격적인 수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문정희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가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것이어서 국내 증시에는 단기적으로 부정적”이라며 “최근 경기 등을 볼 때 물량 증가폭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원화 약세에 따른 수출 개선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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